韓中日 순방…오늘 아베 만난 뒤 시진핑, 박대통령 차례로 예방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동북아시아 지역에 휘몰아치고 있는 안보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미국의 행동이 개시됐다. 중국의 일방적 방공식별구역(CADIZ) 설정으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미국의 중재 노력을 계기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인지 주목된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2일 일본 도쿄에 도착해 4일까지 머물며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 등과 회담할 예정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만남에서 동중국해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군사적 긴장상태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4일 중국으로 이동해 이틀 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리위안차오(李源潮) 부주석 등과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한국에는 5일 도착해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한다.
일련의 일정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시 주석과의 회동 결과다. 현재 중국은 한·미·일의 우려 표시를 무시한 채 CADIZ 설정을 밀어붙이는 모습이다. 홍콩 아주주간(亞洲週刊) 최신호는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시 주석의 주도 하에 CADIZ 설정을 이미 4개월 전부터 당 중앙군사위원회에서 논의해 결정했다"며 "앞으로 남중국해와 황해에서도 CADIZ를 선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의 '대국외교'가 활발히 가동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미국은 CADIZ에 매일 군용기를 출격시키는 등 강경책을 펼치는 한편, 자국 민항기들에 대해서는 CADIZ에 들어갈 때 중국에 통보하도록 조치하는 등 '타협의 여지'를 남겨뒀다. 한국과 일본이 자국 해상권 보호를 천명하며 강경 대응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의견 교환을 통해 CADIZ를 둘러싼 갈등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할 수 있겠지만 얼굴을 붉히며 대화가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CADIZ와 함께 북핵,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문제 등을 놓고도 3국과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관측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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