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성적표가 나온 직후 33명(인문계 31명, 자연계 1명)의 수험생이 수능 만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누가 표준점수로 수석인가에 대한 논쟁과 함께 수능 만점의 대학입학 성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입시업체인 이투스청솔 교육평가연구소는 2일 "누가 진짜 1등일까로 풀어 보는 '대학별 환산점수'로 계산"이라는 보도자료에서 "(누가 진짜 1등인가하는 논란은) 결론부터 요약하면 기준점을 명확하게 설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능 만점자를 축하하고 부러워하는 것은 원점수 기준(국영수 + 탐구 2과목, 400점 만점)이고, 표준점수로 보면 국영수는 인문계 국B, 수A, 영B, 자연계는 국A, 수B, 영B를 사실상 필수로 응시하므로 차이가 없는데 탐구 과목은 선택해 2과목을 응시하기 때문에 똑같이 만점을 받았다고 해도 표준점수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수능과 같이 사회탐구는 과목에 따라 너무 쉽게 출제된 것이고(한국사, 세계사, 경제), 과학탐구는 대체로 너무 어렵게 출제돼(화학1,2, 생명과학1, 지구과학1 등) 만점자간 표준점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인문계 수능 전과목 만점자 가운데서도 탐구 과목은 한국사와 한국지리 또는 윤리와 사상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이 표준점수 기준으로 4개 영역 543점(표준점수 800점 기준, 서울대 한국사 필수 지정으로 한국사 포함) 사실상 1등인 것이고, 쉬운 과목에서 만점을 받은 학생(한국사, 경제) 538점 보다 무려 5점이 앞선다.
자연계는 이보다 심해 올해 유일한 전과목 만점자(물리1, 생명과학2 응시)의 표준점수 합계는 4개 영역 542점(표준점수 800점 기준)으로 탐구 어려운 과목에서 하나 틀린 학생이 이 점수보다 높을 수 있는 것이다.(생명과학1 만점 표준점수 71점, 화학2 47점, 표준점수 69점 => 국수영 만점 + 과탐 표준점수 합계 546점 등)
이투스청솔은 "만점자 최고점 표준점수에 대해 설명하면 먼 나라 얘기로 들릴 수 있지만 올해 정시에서도 기준점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점수 위치가 바꾸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자신이 받은 점수 가운데 대학이 반영하는 4개 영역, 3개 영역 등 기준으로 잘 나온 점수는 반영 비율이 높을수록, 그렇지 않게 못 나온 과목은 반영 비율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1∼2점에 의해 대학의 합격 당락이 바뀌는 경우를 고려하면 상당히 심각하게 봐야 한다는 주문이다. 실제로 대학별 반영 비율에 따라 국영수를 높게 반영하는 대학과 탐구를 상대적으로 높게 반영하는 대학에 따라 최대 12점까지 차이가 난다.
만약 (표에서 제시된 사례) 수험생 A(국어 120점, 수학 117점, 영어 134점, 탐구1 67점,탐구 62점)의 경우 상대적으로 탐구 과목을 잘 보아 국수영탐 반영 비율이 3대2대 3대 2로 반영하는 대학이 유리하고(501.6점, 4명의 학생중 1위), 수험생 D(국어 127점, 수학 137점, 영어 122점, 탐구1 54점, 탐구2 60점)의 경우는 국수영을 잘 보아 국수영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508.8점)이 절대 유리하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이러한 반영 비율을 잘 살펴서 대학별 환산 점수 기준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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