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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미래를 미리 본 그 남자..영화 '열한시'의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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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 "가늘든 굵든, 길고 오래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인터뷰]미래를 미리 본 그 남자..영화 '열한시'의 정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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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영화 '열한시'에는 딱 24시간 후의 미래로 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등장한다. 한국영화에서는 최초로 시도되는 시간 추적 SF스릴러다. 러시아 기업의 지원을 받아 시간이동을 증명해내는 마지막 실험에 7명의 연구원 중 2명이 뛰어든다. 불과 하루 뒤의 시간으로 이동한 것에 불과한데도 이들이 본 미래의 모습은 처참하다. 연구소는 불타고, 사람들은 죽어있다. 24시간 동안 이 밀폐된 공간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리고 다시 과거로 돌아온 이들은 끔찍한 미래를 막을 수 있을까.

이 작품에서 배우 정재영은 연구팀의 팀장 '우석'을 연기했다. 중단 직전에 놓인 시간이동 프로젝트를 끝까지 밀어붙인 인물이자, 타임머신에 대한 집착으로 끝내 이성의 끈마저도 놓아버리는 캐릭터이다. 그를 따르던 동료들도 우석의 행동에 등을 돌린다. '난 이 세상을 이해할 수 있지만 왜 그런지는 모른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우석은 주변 사람들이 왜 자신을 떠났는지 알지 못한다.


"'우석'은 완벽주의자이고, 굉장히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생긴 어떤 상처에 대해서도 그게 왜 생겼는지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걸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 때 그 시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타임머신에 집착하는 거다. 과거로 돌아가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 자체도 잘못된 거고."

[인터뷰]미래를 미리 본 그 남자..영화 '열한시'의 정재영



정재영은 처음에는 "미래를 본다는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고 출연을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내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라는 점에 마음이 끌렸다.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 영화 초반에 등장한 잠언의 한 구절처럼 "굳이 미래를 보려고도, 또 그렇게 본 미래를 애써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그는 말한다.


'열한시' 속 우석과 영은(김옥빈 역)은 타임머신 '트로츠키'를 타고 블랙홀 사이의 웜홀을 통과해 시간여행을 한다. 영화적인 설정에 설득력을 더하기 위해 러시아 코어에너지연구소 일부를 임대해 촬영을 진행하기도 하고, 국내 유일의 블랙홀 이론의 대가인 박석재 박사에게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박석재 박사가 '마음대로 하라'고 말씀해주시더라. 실제로는 영화상에서 보다 연구소가 더 심해에 있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런 연구기지를 만드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한다. 아무도 증명해보인 적도 없으니 상상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영화는 '타임 스릴러'라는 외피를 두른 채 우리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래는 혹은 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인가, 개척해나갈 수 있는 것인가. "운명론이나 개척론이나 반대의 말인 것 같지만 결국 같은 말 아닐까. 모든 게 결정돼있는 것 같지만 결국 그것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노력마저도 이미 정해져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이건 사람의 영역이 아니라 신의 영역이니까 어떤 게 맞는 것인지는 절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혹시나 타임머신에 오를 기회가 생겨도 별로 달갑지 않다. "과거는 후회되지 않은 순간이 없지만, 그런 실패로 인해서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으니까" 굳이 과거로 돌아가서 바로잡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행여나 저 먼 미래의 자신의 모습은 그저 "더 좋은 생각을 많이 하고, 더 좋은 연기를 하는 것"이면 족하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도 더 정신이 없는 것 같다. 현재 한 영화('역린')를 촬영 중이고, 또 한 영화('열한시')를 홍보하고 있고, 내년 초 개봉을 앞둔 영화('플랜 맨')도 있다. 천성이 게을러서 여러 가지를 못했는데, 이렇게 다양한 작품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도 드물다. 가늘든, 굵든, 길고 오래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사진 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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