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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공중전화"…멀티부스로 스마트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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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공중전화"…멀티부스로 스마트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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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요즘 최고의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94'에서 주인공 나정과 쓰레기, 칠봉의 애정전선을 그리는 데 자주 등장하는 소품은 공중전화다. 삐삐로 음성 연락을 주고받던 시절, 공중전화는 첫사랑의 음성을 확인하던 곳이었다.


공중전화는 전국에 15만3105대가 설치됐던 1999년 정점을 찍고 해마다 수 천 대씩 철거돼 올해 현재(7월 기준) 7만4833대가 남았다. 전체 국민보다 휴대폰 가입자(5420만명)가 많은 세상에서 도대체 공중전화를 쓸 일이 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 배터리가 갑자기 나갔을 때는 공중전화가 대체 통신수단이 되고, 재난 발생 시에 휴대폰 서비스가 안 되면 비상 통신수단으로 공중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 달 매출이 1000원도 안 되는 전화기가 전국에 9000대가 넘고 한 달 이용자수가 한명도 없는 전화기가 100대에 달하지만 공중전화는 '수익으로만 따질 수 없는' 보편적 서비스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시 단위 이상의 지역에서는 여전히 2.5km당 한대 꼴로 공중전화와 마주치게 된다.

쓰임새는 줄어가지만 없앨 수는 없는 현실 속에서 공중전화도 살아남기 위해 화려한 변신을 하고 있다. 폐기된 공중전화부스를 재활용해 현금인출기과 심장박동기가 함께 설치된 '멀티부스', 4대강 자전거 인증센터 부스, 길거리 도서관, 군부대 초소용으로 쓰이는 것이다.

"응답하라 공중전화"…멀티부스로 스마트한 변신


지난해 만들어져 전국에 1481대가 설치된 멀티부스는 네 가지 기능을 한꺼번에 수행한다. ▲자동심장 충격기(AED) 설치로 국민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고 ▲기업은행과 연계해서 현금인출기를 설치해 금융 편의성을 높이고 ▲주변 감시용 CCTV 설치로 범죄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야간 조명을 통한 가로등 역할도 한다.


이보다 더 진화한 공중전화는 '스마트 포스트'(SMART POST)다. 전화 기능 이외에 47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인터넷 검색을 할 수 있고, 주변시설과 지도검색을 할 수 있고 기업홍보까지 맡는 공중전화다.

"응답하라 공중전화"…멀티부스로 스마트한 변신


KT 링커스 관계자는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골프 연습장 중심으로 설치되고 있으며, 버스터미널, 학교, 공공기관, 상가밀집 지역에 설치된 공중전화를 스마트포스트로 바꿔 전국에 1000대 규모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중전화가 좀 더 특별한 공간이 되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국토해양부와 당시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가 공동으로 인천에서 부산을 연결하는 코스인 '아래뱃길~한강~새재길~낙동강' 간 633km를 종주한 라이더(Rider)를 인정하는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길 인증제'를 시행했다.

"응답하라 공중전화"…멀티부스로 스마트한 변신


이 종주를 돕기 위해 권역별 지점에서 공중전화 폐 부스를 활용해 자전거 도로 종주 관리 카드에 스탬프 확인 날인을 찍는 장소로 만든 것이다. 이렇게 만든 '4대강 자전거길 인증센터'는 14곳이다.


폐 공중전화 부스가 길거리 무인 도서관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 성동구는 유동인구가 많은 왕십리역 광장에 폐기된 공중전화부스를 재활용해 무인문고인 '책뜨락'을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각 지역에서 도서관으로 활용하는 공중전화부스는 24대에 달한다.

"응답하라 공중전화"…멀티부스로 스마트한 변신


이색부스로는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KT에서 협찬 받은 공중전화 부스로 만든 '공중전화 수족관'이 있다. 수조는 수압을 견디고 물이 새지 않도록 개조해 3톤의 물을 채웠다. 물고기들이 안에서 헤엄을 치는데, 마네킹 잠수부는 전화를 하고 있는 모습을 연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의 스마트폰만큼이나 1990년대를 이전을 살아온 사람들에게 없어선 안됐던 공중전화도 시대에 밀려 저물어 가고 있다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처럼 또다른 모습으로 길거리에서 우리와 더 자주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94'에서 흘러나왔던 추억의 가수 015B의 '텅빈 거리'에서 이런 가사가 있다. "떨리는 전화기를 들고 너를 사랑해 눈물을 흘리며 말해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야윈 두 손엔 외로운 동전 두개 뿐" 이 구절만 기억하고 공중전화를 이용하러 20원만 들고 가면 낭패를 보기 쉽다. 지금은 70원을 넣어야 3분 동안 통화할 수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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