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미성숙 태아의 성장을 돕기 위해 사용되는 약품인 스테로이드가 아이의 주의력결핍 행동장애(ADHD)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BBC방송은 최근 국제학술지 피엘오스 원(PLoS ONE)에 실린 연구 결과를 인용해 출생 전 스테로이드 주사가 아이의 8살께 집중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늦은 출산은 장기적인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지만, 조기 출산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특히 폐의 경우 발달이 덜 된 상태에서 출산하면 스스로 숨을 쉬기 힘들다. 이 때 처방되는 약품이 스테로이드다. 이 약품은 폐 발달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런던 임페리얼대학교와 핀란드 오울루대학교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테로이는 뇌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출생전 스태로이드를 주입받은 미숙아 37명과 이들과 몸무게와 개월수가 같지만 스테로이드를 접촉하지 않은 미숙아 185명의 성장 과정을 추적했다. 그 결과 8살 무렴 스테로이드에 노출된 미숙아의 ADHD 발생률이 훨씬 높았다. 다만 16살 무렵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는 임신 중 스트레스와 걱정, 우울증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기존의 연구와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다. 임신 중 불안 상태가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코르티솔(cortisol) 수치를 높이고 뇌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스테로이드도 비슷한 영향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다만 연구팀은 향후 행동장애보다는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폐 발달이 더 중요한 만큼 기존의 치료관행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부모들이 과도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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