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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 300㎜ 원자로 직접 용접…제품 실명제 고집, 이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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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원자로 생산기지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가보니

주·단조부터 완제품까지 세계 첫 생산공정 일원화

두께 300㎜ 원자로 직접 용접…제품 실명제 고집, 이유있었다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에 잠수함 모형의 지름 6m, 길이 20m, 600t에 달하는 원자로와 냉각기 등 10여개가 줄지어 놓여있다. 이곳에서는 1000㎿급 한국 표준형 원자력발전소(OPR 1000)에 이어 1400㎿급 한국형 신형 원자력발전소(APR 1400)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 판매된다. (사진제공=두산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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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지난 22일 경남 창원의 두산중공업 본사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원자로 생산공장. 제작중인 원자로에 '발주처=BNPP, 제품명=APR1400'이라는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원자로 마다 붙어진 이름표에 발주처, 납품시기와 함께 이 원자로를 만든 제작자 이름까지 친절하게 쓰여져 있었던 것이다. 원자로에 대한 제품 실명제를 도입한 것이다. 마트에서 흔히 볼수 있는 사과, 배 등 농산물의 판매제 실명제와 똑같았다.

이는 원자로 제작에 있어 이른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동시에 원자로 품질에 대한 두산중공업만의 자신감으로도 볼 수 있다. 장진민 두산중공업 부장은 "원자로는 두께가 300㎜에 달하는데 모두 다 용접으로 조립한다"며 "기계적으로 조립이 이뤄지는 것은 뚜껑뿐"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주ㆍ단조 공정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500만㎡(138만평) 규모의 한 공장에서 처리한다. 중공업 클러스터를 이뤄 일원화 체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두산중공업이 생산하는 발전소 터빈은 물론 두께가 300㎜가 넘는 원자로, 풍력발전기 등 핵심 제품에서 작은 부품까지 모두 이곳에서 제작된다.
이 공장의 심장은 주ㆍ단조 공정이다. 이곳에서는 쇳덩이(잉곳)를 가공해 가스터빈, 원자로 등을 생산공장으로 공급한다.

실제 이날 4200t 프레스의 잉곳 가공 작업을 목격했다. 12.5m 높이의 4200t 프레스가 가로, 세로 각 2.5m가량 크기의 시벌겋게 달궈진 쇳덩이를 찍어누르자 쇠가 밀가루 반죽처럼 쉽게 모양을 갖췄다. 고무찰흙처럼 느껴질 정도다. 거대한 집게처럼 생긴 매니퓰레이터가 쇳덩이를 움켜쥐고 90도 또는 180도씩 돌려 프레스에 밀어넣으면 그때마다 쇳덩이는 조금씩 모양이 변해갔다. 이는 가공을 쉽게 하기 위해 작업 전 가열로에서 용암 온도와 비슷한 최대 1200도까지 쇳덩이를 가열해 가공했기 때문이다.


김민석 주단조 생산과장은 "1200도 까지 가열된 쇳덩어리를 성인 남성 20만명이 누르는 힘을 내는 능력을 가진 4200t 프레스로 가공한다"며" 두산중공업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1만3000t급 프레스를 비롯해 4200t급 이상이 3개 있다"고 설명했다.


주ㆍ단조공장에서 원자로공장으로 발길을 옮기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수주한 UAE 브라카 원전(4조7000억원) 원자로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다음달 5일 UAE관계자를 초청해 원자로 수압시범을 보여주기 위해 테스트를 하는 중이다. 아울러 1000㎿급 한국 표준형 원자력발전소(OPR 1000)에 이어 1400㎿급 한국형 신형 원자력발전소(APR 1400) 까지 십여개의 원자로도 놓여 있었다. 여기서 만들어진 원자로와 증기발생기는 방사선투사실과 열처리로에서 균열이나 이상 등 내구성에 문제가 없는지 조사하는 과정을 거쳐 출고된다.


이영동 두산중공업 원자력 비즈니스그룹(BG) 상무는 "원자로는 제작 기간 3년 가운데 2년은 검사ㆍ시험으로 보낼 정도로 효율보다는 안정성이 훨씬 중요하다"며 "두산중공업이 현재까지 국내외에 원자로 25개와 증기발생기 85개를 납품했지만 아직까지 품질에 문제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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