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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판 휩쓴 승부조작, 뚜렷한 해결책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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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모래판을 휩쓴 승부조작에 대한씨름협회가 고개를 숙였다.


박승한 대한씨름협회 회장은 19일 서울 송파구 오륜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씨름을 사랑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깊이 머리 숙여 사죄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당사자들에게 영구제명 등의 다양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사죄와 엄중 처벌은 지난 18일 전주지방검찰청의 수사를 통해 드러난 승부조작에서 비롯된다. 씨름선수 2명이 지난해 1월 22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설날 장사씨름대회 90kg 이하급 결승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3대 2 승리로 우승을 차지한 안 모 씨가 상대인 장 모 씨와 사전에 승부를 모의하며 1천만원 이상의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몇몇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열악한 모래판의 현실이 부른 참극으로 여긴다. 안 모 씨의 소속팀은 전북을 연고로 창단한 지 3년이 지났으나 한 명의 우승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한 관계자는 “씨름단 운영에 적잖은 압박을 받아 백전노장인 장 모 씨를 매수한 듯 보인다”며 “이전만 못한 씨름 인기와 여건에 장 모 씨가 동질감을 느껴 사건에 가담한 듯하다”고 전했다.


상대의 개인사정 등에 배려 차원에서 경기를 져주는 이른바 ‘양보 씨름’을 했단 설명이다. 이는 본래 일종의 팀 전략이었다. 팀 동료까리 맞붙을 경우 결승에서의 체력 비축을 위해 우승 가능성이 높은 선수에게 경기를 몰아주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언제부턴가 ‘양보 씨름’이 공공연하게 이뤄져왔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승부조작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 등록을 할 때 서약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진 못했다. 감독위원회의 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나 근절엔 여전히 한계가 따른단 지적이다. 제도적 문제에 대한 비판도 쏟아진다. 지난 집행부가 이사회에서 통과시킨 인센티브가 대표적이다. 민속씨름 상금의 20%를 감독에게 돌아가도록 해 감독이 승부에 개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양보 씨름’의 불씨를 협회가 오히려 키우고 만 셈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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