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의 경상수지흑자에 대한 날선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이례적으로 독일의 수출 위주 경제정책을 공개 비판한데 이어, 유럽연합(EU)은 독일의 과도한 무역흑자를 손보겠다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연합 EU 집행위는 이날 발표한 '거시경제 불균형 보고서'를 통해 독일의 수출 주도정책이 거시경제의 불균형을 초래하면서 유럽 전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의 경상수지 흑자는 최근 3년간 국내총생산(GDP)의 6.5%에 달했다. 반면 유로존 경제는 불균형이 심화됐다. 유로존은 지난 2분기 0.3% 성장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남유럽 국가들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독일이 EU 전역을 내수 시장으로 삼아 상품 공급을 석권함에 따라 남유럽 위기 국가들은 시장에 접근할 기회를 잃고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EU 집행위는 독일의 수출 위주 정책이 유로존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거쳐 시정방안을 권고할 예정이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은 "독일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제 회복을 위한 특별한 책임을 갖고 있다. 독일은 유럽경제가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의 무역흑자에 대한 비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미국 재무부는 보고서를 통해 늘어나는 독일의 무역 흑자와 느리게 성장하는 내수시장이 유럽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고 글로벌 경제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31일 데이비드 립튼 수석부총재가 독일이 경상수지 흑자를 줄일 필요가 있다면서 독일 정부가 흑자 폭을 고정시켜 초과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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