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 부실 자료 제출
-야당 의원들 "매우 심각한 상황" 정회 요구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11일 열린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야당의원들이 제출 자료의 부실을 문제삼아 초반부터 파행을 빚었다. 야당 의원들은 기본적 검증을 위해 인사청문회 전 자료를 요청했으나 황 후보자가 부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인사청문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이날 황 후보자의 청문회에 임하는 자세와 감사원장의 자질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인사청문회 앞두고 자료 미제출과 부실자료 제출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황 후보자의 업무추진비 내역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김 의원은 "업무추진비 집행내역은 국감에서도 기본적으로 제출하는 자료다. 황 후보자는 지난 금요일 되기 전까지 제출하지 않다가 어제(일요일) 12시 되어서야 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밤새 검토해보니 서울중앙지검장 때 3900만원이라고 했는데 지금 제출한 자료는 2300만원으로 1600만원의 자료가 누락돼 있다"고 밝혔다. 예산집행 관련된 감사의 기본 자세가 안되어 있다는 것이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렇게 자료가 부실한 상황에서는 참 어렵다. 감사원장으로서 국민세금 제대로 쓰이는지 감사하려면 기본적으로 원장의 업무추진비 문제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일단 정회를 하고 자료 제출을 보충한 후 인사청문회를 다시 열자고 제안했다" 이에 인사청문회는 30분간 정회를 하며 파행을 빚었다.
이에 다시 재계될 황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자질과 정치적 중립성이 집중 거론될 예정이다. 야당 의원들은 황 후보자의 도덕성과 가치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전임 양건 원장이 인사문제 등에 대한 '외압' 가능성을 시사하며 물러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마산 출신인 황 후보자는 거제 출신의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같은 지역인 경남(PK) 출신이라는 점에서 감사원의 정치적 독립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아울러 대통령 직속기구인 감사원에 현직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지명한 것에 대해서도 3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있는 만큼 이에 대해서도 공세가 이어질 예정이다. 김기식 의원은 "황 후보자의 과거 서울지방법원장 때 판결을 보면 대쪽 같다는 평도 많지만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을 품을 평결이 있다"고 꼬집을 것으로 보인다.
서 의원도 "후보자에게 '5ㆍ16군사쿠데타에 대한 평가', '유신헌법에 대한 견해', '5ㆍ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견해' '제주4ㆍ3항쟁에 대한 견해'를 각각 서면으로 질의했지만 황 후보자는 '평가 못한다'고 답변했다"고 밝히고 있다. "취임도 하기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그가 정치적 중립과 독립이 생명인 감사원을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는 것이다.
황 후보자의 위장 전입 의혹도 제기될 전망이다. 서 의원은 "황 후보자가 1981년 7월부터 2년간 5차례 전입전출을 했으며, 이 중 최소 2차례는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황 후보자는 1981년 7월 경기 광주군에서 서울 강동구 암사동 한 아파트로 배우자와 함께 주소를 옮겼으며, 또한 1982년 서울 강동구 길동으로 이사한 뒤 5개월 만에 가족 전원의 주소지를 경기 광주군으로 옮겼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황 후보자는 "배우자가 서울에 있는 산부인과 병원에서 진료와 출산을 하기 위해 학교 동료 교사의 집으로 전입한 것이며, 1982년 옮긴 것은 경기 광주에서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하고 면허증 주소에 주민등록증 주소를 맞추려고 주소지를 일시 이전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김영주 의원은 황 후보자의 대학원 편법 수강에 대해 캐물을 예정이다. 김 의원은 "황 후보자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로 재직하던 2003년 2학기부터 2005년 1학기까지 수강한 10과목 중 4과목의 강의시간이 일과 시간과 겹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 후보자의 병역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황 후보자는 첫 징병검사 당시 현역대상으로 편입됐다가 이후 재신검에서 고도근시로 병역을 면제받은 바 있다. 또한 황 후보자는 아들에게 전셋집을 구해준 후 증여세를 내지않다가 감사원장 내정 발표 사흘 전에 납부한 바 있다. 강동원 무소속 의원은 "황 후보자 장남의 최근 3년간 급여소득과 부모에게서 증여받은 돈을 합치면 2억4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신고액은 1억1000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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