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 지명자인 재닛 옐런의 미 의회 상원 청문회가 14일(현지시간) 열린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FRB의 양적완화 축소 시작 시기로 집중되고 있는 미묘한 시점에서 청문회가 이뤄진다. 이번주는 물론 향후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로존과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공개된다. 2분기에 비해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주가가 사상최고치인 상황에서 지표와 실적에서도 큰 동력을 얻기 힘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옐런에 기대를 걸어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우와 S&P500 지수는 지난주 각각 0.94%, 0.51% 올라 5주 연속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2주 연속 하락했지만 낙폭은 0.07%에 그쳤다. 직전 주 8주간 지속됐던 상승 흐름이 중단됐던 중소형 지수 러셀2000은 지난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0.39% 올랐다.
월요일인 11일은 재향군인의 날(Veteran's Day)이다. 채권시장은 문을 닺지만 주식시장은 정상적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옐런, 강한 부양 고수할까= 재닛 옐런은 물가보다 고용에 중심을 두는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사다. 따라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그를 차기 FRB 의장으로 지명했을 때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정책이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시장은 환호했다. 옐런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이번주에도 뉴욕 주가가 오를 수 있지만 과도한 기대는 줄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서는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FRB의 부양 조치에 불만을 갖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의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 스스로가 의장 후보자로서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이미지를 씻어낼 필요성을 느낄 수도 있다. 특히 지난주 시장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준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과 10월 고용지표는 공화당 의원들이 옐런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카드가 될 수 있다.
JP모건 체이스 등 일부 은행들은 지난주 잇달아 강한 경제지표를 확인한 후 FRB의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내년 1월로 당겨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극단적으로는 올해 마지막인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고용지표까지 확인된 8일에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하루만에 0.15%포인트나 오르기도 했다.
여러가지 정황상 옐런이 부양책이 장기간 지속돼야 한다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기 힘든 상황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속에서도 8일 뉴욕 주가는 1% 이상 올랐다. 기본적으로 투자심리는 여전히 강해 보인다.
옐런 외에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준) 총재, 나라야나 코처라코타 미네아폴리스 연준 총재,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준 총재(이상 12일) 샌드라 피아날토 클리블랜드 연준 총재(13일)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준 총재(14일) 등이 공개 연설을 가질 예정이다.
◆월마트의 쇼핑시즌 전망은= 3분기 경제성장률과 10월 실업률이 공개됐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 공개될 경제지표의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
10월 수입물가지수, 10월 재정수지(이상 13일) 9월 무역수지, 3분기 생산성(이상 14일) 11월 엠파이어 스테이트(뉴욕 제조업) 지수, 10월 산업생산과 설비가동률, 9월 도매재고(이상 15일) 등이 공개된다.
주가 방향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실적과 관련해서는 대형 소매업체들이 대거 실적을 발표한다는 점이 주목거리다.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쇼핑시즌 전망과 관련해서는 연방정부 폐쇄 등으로 올해 쇼핑시즌 분위기가 최근 몇 년 중 가장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14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콜스와 노드스트롬도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하고 메이시스도 하루 앞선 13일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월가에서는 월마트와 메이시스의 순이익은 증가하고 콜스와 노드스트롬의 순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최대 주택 건설업체 DR호튼, 시스코 시스템즈도 각각 12일, 13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日·유로존 성장세 약화될듯= 외부 변수로는 14일 공개될 일본과 유로존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주목거리다.
지난 2분기에 7개 분기 만에 GDP 증가를 기록했던 유로존의 경우 경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예상된다. 다만 성장률은 0.2%에 머물러 2분기보다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0.5%를 기록했던 프랑스의 경제성장률은 0.1%로 둔화가 예상된다. 독일의 성장률도 0.7%에서 0.3%로 둔화가 예상된다.
이탈리아의 GDP는 9개 분기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감소율은 2분기 0.3%보다 완화돼 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3분기 경제성장률도 전기 대비 0.4%에 머물러 2분기 0.9%도 낮아질 전망이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와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가 14일, 15일 각각 열린다. 은행연합의 2단계인 은행 정리 제도에 대한 논의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11일과 13일 이틀 대중 앞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의 예상 외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