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정상회담, 두 나라 관계 악화시킬 수도"
[브뤼셀=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한ㆍ유럽연합(EU)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본의 퇴행적인 역사인식을 비판하고 한ㆍ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EU 허만 반 롬푸이 상임의장 및 조제 마누엘 바호주 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 갖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한ㆍ일 갈등을 풀 타협점에 대한 질문에 "위안부 피해자 문제뿐 아니라 역사인식에 대해 퇴행적 발언을 하는 일부 (일본) 지도자들 때문에 한국 국민들이 계속해서 상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만나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 있을 수 있어 만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양쪽 나라 국민들이 정상회담을 통해 무언가 좋은 소식이 있길 바라는데, 만약 그렇지 않으면 더 실망해서 두 나라 관계가 더 악화될 수 있지 않을까 걱정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그것은 문제될 게 없다. 그게 뭐가 잘못된 것이냐'는 입장이라면 회담을 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대해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한ㆍEU 정상회담은 양측 현안을 논의하는 것뿐 아니라 EU가 갖고 있는 동북아 지역정세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는 측면이 강하다. EU는 19일 도쿄, 21일 베이징에서 각각 일ㆍEUㆍ중ㆍEU 정상회담을 연다.
이와 관련 롬푸이 의장은 "유럽연합은 (한ㆍ중ㆍ일)3개국 협력을 적극 지지하고 공동 이해관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의 분쟁 문제에서 봤을 때 개별적 영토문제에 대해선 EU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고 조만간 UN헌장, 국제적 규범에 따라 빨리 해결돼 협력을 도모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 핵을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개선 노력 등에 대해 EU측과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또 롬푸이 의장과 바호주 위원장이 한국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평화협력구상 등 지역안보 정책에 대해 지지와 환영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브뤼셀(벨기에)=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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