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경기회복 훈풍에도 중국 매출 부진으로 글로벌 기업 실적 부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선진국의 경기회복 분위기에도 미국과 유럽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의 경기부진이 글로벌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 뉴욕 증시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 기업들의 올해 3·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 느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 기업들의 실적 부진은 더 심각하다. 범유럽 Stoxx 600 지수에 상장된 유럽 기업들의 3분기 순익은 1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중국의 내수 부진이다.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최근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부진에서 겨우 벗어난 수준이다. 중국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7.8%로 세계 최고다. 그러나 14.2%를 기록한 2007년에 비하면 성장세가 크게 둔화했다.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글로벌 정보통신(IT) 업체다. 미 컴퓨터 제조업체 IBM의 매출 가운데 5%는 중국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최근 IBM의 중국 내 매출은 22% 감소했다. 이에 IBM의 전체 매출은 40%나 급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패커드(HP), 시스코시스템스의 최근 실적 하락도 중국 시장 부진 탓이다.
글로벌 제약업체들은 한층 까다로워진 중국 정부의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유럽의 대형 제약업체 글락소와 사노피는 뇌물 제공 혐의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조사 받으면서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글락소는 중국 내 매출 급감으로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 줄었다. 같은 기간 사노피의 순익도 23%나 쪼그라들었다.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줄면서 대형 명품 업체들도 울상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중국 내 명품 판매 규모가 올해 2.5% 느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최근 몇 년 사이 20% 이상 는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UBS은행의 닉 넬슨 전략가는 "중국의 수요 감소가 미국·유럽 기업들 실적부진의 주요 요인"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의 올해 실적은 2009년 이후 가장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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