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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거래 조사받는 '에이스'의 甲질 실태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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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4개 주문받고 6개 밀어내기…"반품도 안 받아줘"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대리점 인수해서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밀어내기가 시작됐어요. 침대를 4개 주문하면 1, 2개가 말없이 추가됐습니다. '대리점 해서 많이 남겼냐'는 말 들으면 화부터 납니다."


에이스침대 전 점주 A씨는 6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에이스침대의 밀어내기는 오래된 관행"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2008년 2월 에이스침대 대리점 2곳을 개업했다. 밀어내기가 시작된 것은 다음 달인 3월부터다. 본사는 언제나 주문량보다 1~2개 많은 침대를 보냈고, 안 팔리는 물건에 대해서도 반품 처리를 받아주지 않았다. 1년 반 동안 전체 판매량의 10%가 밀어내기 물량이었다.

매출 목표를 빠듯하게 잡다 보니 재고가 쌓여 정가도 아닌 원가의 70% 헐값에 팔아야 했다. 가게 매출만으로는 물건값을 댈 수가 없어 은행빚을 졌다. A씨는 "침대 대금을 내기 위해 4000만원을 대출했고, 그 외에도 가게 운영비 등으로 본사와 금융기관에 숱하게 빚을 졌다"며 "원가도 안 되는 가격에 팔아넘긴 손해는 고스란히 점주에게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양유업 사태처럼 대리점주에 대한 '막말'은 없었을까. A씨는 "막말은 없었지만 밀어내기 물량을 볼 때마다 속이 쓰렸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가 공개한 지역 담당자의 메일 내용에는 "힘드셨으리라 생각되는 와중에 매장에 많은 이윤을 보지 못하고 물건 많이 보낸 것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 "매출부진과 지점의 (무리한)매출목표에 대해 힘드신 것으로 잘 알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담당자 역시 에이스침대의 밀어내기 마케팅의 피해자 중 하나였던 것. 그 역시 얼마 후 일을 그만뒀다고 A씨는 전했다.

가구업계에서는 에이스침대의 이런 관행이 잘 알려져 있다. 한 침대업체 관계자는 "일반 가구매장은 점주가 침대 브랜드를 결정할 수 있지만 에이스침대 대리점은 오직 자사 침대만 사용해야 한다"며 "에이스침대의 독점적 지위가 바탕이 되었기에 가능한 밀어내기 영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구업계 관계자도 "개인 점주들에게 주문보다 더 많은 할당을 주고 매출목표를 맞추는 방식"이라며 "남양유업 사태로 인해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최근까지 계속 행해져 왔다"고 꼬집었다.


그동안 수면 아래 있었던 불공정거래 문제가 불거진 이유는 최근의 실적부진이다. 매년 오르던 매출은 2011년 1861억원에서 지난해 1768억원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매출이 오르고 있어 버틸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다 성장이 정체되면서 못 견딘 점주들의 불만이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넥스 등 다른 가구업체들은 에이스침대 사태의 불똥이 옮겨붙을까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구 대리점 체제에서는 본사의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한 밀어내기 영업이 암암리에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넥스, 한샘 등은 모두 대리점 체제다. 가구협회 관계자는 "가구업계가 어려운데 왜 이 문제(불공정거래)를 터뜨리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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