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아프리카 케냐를 출발해 3개국 공항을 거쳐 인천국제공항까지 들어온 마약 가방이 인천공항세관 엑스레이(X-ray)에 적발됐다.
인천공항세관·인천지방검찰청 합동수사반은 독일인 A씨(남, 65세)의 기탁수하물에 은닉된 필로폰 3.2kg(9만5000명 동시투약)을 외부정보 없이 X-ray 검색만으로 적발하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아프리카 케냐를 출발해 부르키나파소, 에티오피아, 프랑스 등을 거쳐 지난 달 21일 인천공항에 입국하다가 세관에 덜미를 잡혔다.
이번 사건은 케냐 마약밀수 조직이 공항통과가 쉬운 백인남성(케냐에 거주하는 독일인 은퇴자들)A씨를 운반책으로 포섭하고, 부르키나파소 마약조직이 필로폰이 든 가방만을 전달하면 피지조직이 운반책 감시를 담당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세관은 최종 마약 소비국 입국시 세관검사를 회피하기 위해 마약청정국으로 알려진 우리나라와 휴양지인 피지를 경유지로 이용하는 전형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국제마약조직이 종전에는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 출발해 최종 소비지로 직접 필로폰을 밀수해왔다. 하지만 최종 소비국 단속기관이 해당지역으로부터 입국하는 여행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남태평양 휴양지인 피지와 우리나라를 중간 경유지로 이용하고 있는 게 세관 측 설명이다.
합동수사반은 "국제마약조직이 세계 각 국에 조직을 구축해 운반책, 공급책, 감시조 등 역할분담을 하고, 운반책의 다음 행선지를 핸드폰 SMS로 지시하고 항공기 예약사항도 수시로 변경하는 등 치밀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