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우리은행의 인도네시아 사우다라은행 인수가 조만간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순우 행장이 6일 인수 계약을 매듭짓기 위해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우리은행과 사우다라은행은 지난해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지만 1년 넘게 현지 중앙은행의 최종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우리은행은 앞서 약 7000만 달러를 동원, 사우다라은행 지분 33%를 인수한 뒤 우리은행 현지 법인과 합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이 행장은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출장을 다녀온다. 지난 달 박근혜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현지를 방문했을 때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 행장의 출장은 현지 중앙은행의 요청으로 이뤄져 관심을 끈다. 인수 승인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박태용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에서 사우다라은행 인수에 따른 주주 적격성 심사 인터뷰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종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프로세스"라고 설명했다.
이 행장의 현지 출장 등 요사이 흐름을 종합하면 1년 이상 진도를 나가지 못했던 우리은행의 사우다라은행 인수건은 곧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6월 사우다라은행 지분 33%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중앙은행이 승인하지 않아 마음을 졸여왔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외국계 금융사의 은행 인수로 금융주권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착상태였던 인수 협상에 물꼬가 트인 건 박 대통령이 현지를 방문한 뒤부터다. 박 대통령은 지난 달 인도네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언급하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건이 최종 마무리되면 우리은행은 현지 소매금융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1906년 설립된 사우다라은행은 110여개 지점에 2000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 현지 법인과 합병하면 7개에 불과한 현지 점포는 17배 가까이 늘어나게 된다. 120개 남짓인 인도네시아에서 영업하고 있는 은행 중 50위권에 들만한 규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인수가 마무리되면 현지인을 대상으로 소매금융 분야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합병 후에도 현지에서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