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계속 하락하면서 산은에서 분리돼 나간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에 추월당했다. 산은의 BIS비율이 정금공에 역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IS비율은 은행의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3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산은의 지난 6월 말 기준 BIS비율은 13.64%로, 정금공의 BIS비율 14.17%보다 0.53% 포인트 추월당했다.
정금공이 산은으로부터 분리한 이후 2009년 말, 산은의 BIS비율은 16.37%로 정금공(15.45%)보다 높았다. 다음해인 2010년 말까지 산은의 BIS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자산 등 위험가중치가 높은 자산들을 정금공으로 이전한 덕분이다. 2010년 말 산은의 BIS비율은 17.58%, 정금공의 BIS비율은 15.15%로 양사간 BIS비율 차이는 2.43%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산은의 BIS비율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2011년 말에는 15.25%로 BIS비율이 뚝 떨어졌으며 2012년 말에는 15.01%, 올해 6월에는 13.64%로 떨어졌다. 이는 시중은행들의 평균 BIS비율인 14% 수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산은의 BIS비율이 이처럼 하락한 것은 경기가 악화되면서 대기업 여신의 부실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산은의 기업여신 총 58조 중 경기에 민감한 조선, 건설, 해운, 철강 등 위험업종 여신은 24.7%를 차지하고 있다. STX계열의 부실로 인한 충당금 적립이 늘어나며 산은은 상반기에만 265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는 약 1조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제2의 STX나 동양이 등장할 경우 산은의 건전성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건전성이 악화되면 정금공과 재통합한다 하더라도 정책금융 역할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성완종 의원은 "산은의 BIS비율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만큼 정금공과 통합하면 1~2조원의 증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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