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 장영준 기자]
‘롤러코스터’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단순함’ 이랄까? 스토리 역시 단순하다. 한류스타 마준규(정경호 분)가 수상한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영화가 마냥 단순하기만 했다면 지금과 같은 뜨거운 반응은 기대할 수 없었을 터. ‘롤러코스터’에는 딱 봐도 보이는 단순함의 극치 캐릭터들이 등장해 웃음을 더한다. 시종일관 입에서 육두문자를 내뱉는 마준규를 비롯해, 오버스러운 승무원들, 사상 초유의 탑승객들은 영화가 끝난 후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자신의 팬이라는 꼬마 아이에게 거침없는 육두문자를 선사했던 ‘육두문자맨’의 주인공 마준규, 덥수룩한 수염과 양 팔에 가득 문신을 새긴 채 아무렇지 않게 조정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기장(한성천 분), 능수능란하게 깐깐한 승객들을 응대하는 승무원 김활란(김재화 분), 어눌한 한국어가 매력인 승무원 미나모토(고성희 분), 회장 비서에게 뺨을 맞는 굴욕을 당한 기내 사무장 강신추(강신철), 파파라치 기자 김현기(최규환 분), 타사 항공사 회장님(김기천 분), 계란 프라이를 주문하는 스님(김병옥 분), 단발머리 안과 의사(이지훈)까지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독특하다. 이 밖에도 ‘롤러코스터’에는 저마다 웃음폭탄을 하나씩 가진 인물들로 인해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캐릭터뿐 아니라, 이들이 주고 받는 대사도 인상적이다. 영화 촬영 전 거쳤다던 3개월간의 리허설 기간이 그대로 느껴졌다. 마치 랩을 주고 받는 래퍼들처럼 나름의 ‘라임’이 느껴지는 이들의 대화는 한시도 방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좌석에 앉아 목탁을 두드리는 스님의 염불은 자세히 들어봐야 그것이 그룹 씨스타의 히트곡 ‘나 혼자’ 가사라는 걸 눈치챌 수 있을 정도다. 명심할 점은 반드시 영화를 보는 동안 이들의 대사를 귀 기울여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웃음 포인트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오도 있다. 배우 김성균 김성수 마동석 등이 바로 그 주인공. 김성수는 비행기를 잘못 탑승한 손님으로, 마동석은 이를 제지하는 항공사 보안 관계자로 등장한다. 또 김성균은 화장실에 간절히 가고 싶은 승객으로 깜짝 출연해 웃음을 유발한다. 이들의 능청스런 모습은 ‘롤러코스터’ 초반 웃음에 시동을 거는 역할을 한다. 정신없이 웃다가 놓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냥 웃다 보니 러닝타임 93분이 훌쩍 지나갔으니까.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가? 웃을 일이 없는가? 그렇다면 ‘롤러코스터’를 보라. 그냥 머릴 비우고.
장영준 기자 st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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