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 자동차·IT 주가 영향 없어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수혜주는 웃었지만 과거와 달리 피해주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모양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진 상황에서 환율 민감도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 매매추이를 지켜보라고 조언했다.
지난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0.7원 내린 1061.1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4일 장중 환율이 1054.30원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덕에 이후 올랐다가 사흘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처럼 원화 강세추세가 지속되면서 수혜주인 항공·여행주들은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60선을 위협하기 직전인 지난 17일과 28일까지의 주가를 비교한 결과, 여행주인 하나투어는 6만1800원에서 6만8900원으로 11.49% 급등했다. 모두투어도 7.94% 상승했다.
원화 강세로 유류비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항공주들도 주가가 올랐다. 대한항공은 이 기간 3만3000원에서 3만7700원으로 14.24% 큰 폭 올랐고 아시아나항공은 4.27% 뛰었다. 원재료 구입비 부담이 줄어든 매일유업과 오리온도 각각 7.93%, 11.45% 상승했다.
그러나 원화강세 피해주인 자동차·IT업종 등은 주가 영향이 미미하다. 현대차는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 기간 26만4500원에서 26만5000원으로 0.19% 상승했고 기아차는 1% 미만의 약보합세를 보였다. 또 수출 비중이 큰 IT업종 중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LG전자는 같은 기간 2.87% 하락했지만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146만3000원에서 전날 148만2000원으로 오히려 1.3% 올랐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과 외국인 순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원화강세 영향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국면이지만 글로벌 경기가 좋아져 수출물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함께 작용해 수출주 주가가 타격을 받지 않는 것”이라며 “외국인 순매수세가 시총 상위주에 쏠려 경기민감주인 수출주들의 하방경직성을 확보했다”고 짚었다.
임종필 현대증권 연구원은 “과거 글로벌 경기 개선시점에 나타난 원화강세는 국내증시의 상승을 막지 않았다”며 “경기개선의 방향성이 유지되는 한 현재 불안요인(중국, 환율) 영향은 노이즈 수준으로 제한될 것이고 경기민감주의 상대적 우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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