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기업대출 증가세 빨라…부실 위험 높아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국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미국 은행권의 '기업대출 붐'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고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디스는 최근 1년 사이 미 은행권의 기업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7.4%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주택담보 대출 등 은행권 총 대출이 0.2% 는 것에 비해 증가속도가 빠른 것이다.
경기회복과 함께 미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늘자 기업대출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채권시장이나 이른바 '그림자금융(엄격한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으로부터 기업고객을 뺏어오기 위해 대출 기준 혹은 이자율까지 과도하게 낮추고 있다.
문제는 일부 대형 은행을 제외하고 미 중소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기업의 부채가 증가 추세에 있는 만큼 무리한 기업대출 경쟁은 은행권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미 금융 당국은 은행의 대출 관행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미 통화감독국(OCC)은 특히 투자등급 이하 기업이 담보 제공 대신 그림자금융 등을 통해 편법으로 받는 레버리지론 감독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FRB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미 기업들이 레버리지론을 통해 조달한 자금 규모가 1조달러(약 1061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레버리지론 규모를 이미 웃돈 것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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