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일찌감치 전국체전을 마감한 이시영(인천시청). 사투였기에 멀어지는 링에 후회를 남기진 않았다. 새로운 도전만을 떠올렸다.
이시영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제94회 전국체육대회 복싱 여자 일반부 플라이급(51㎏) 8강전에서 김하율(충주시청)에 1대 2 판정패를 당했다. 상대의 거침없는 공세에 별다른 반격 없이 안면을 수차례 허용,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2분 4라운드로 치러진 경기에서 이시영은 긴 리치를 활용해 유효타를 얻는 특유 아웃복싱을 구사했다. 반면 지난 4월 국가대표 선발전 48㎏급 결승에서 이시영에게 판정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던 김하율은 초반부터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이시영은 상대의 인파이팅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국제복싱협회가 지난 6월 국제대회 채점 기준에 변화를 가한 까닭. 유효타 위주의 공격보다 인파이팅에 더 많은 점수를 주기로 했다.
저돌적인 공격에 이시영은 초반 침착하게 대응했다. 빠른 풋 워크를 이용해 간격을 유지하면서 긴 리치로 스트레이트와 훅을 날렸다. 정타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의 기세에 눌려 적잖게 안면을 내줬다. 2라운드에서도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체력 저하 탓인지 주특기인 스트레이트에 힘이 실리지 않아 이렇다 할 반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그런 상대를 김하율은 끊임없이 코너로 몰아붙였다. 이어진 파상공세에 사실상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이시영은 3, 4라운드에서도 반격을 이루지 못했다.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속개된 경기에선 체력 저하로 수비를 하기 급급했다. 막판 기회는 있었다. 인파이팅을 거듭하던 김하율의 움직임이 4라운드 들어 둔해졌다. 그러나 이시영 역시 체력에서 바닥을 보였고, 결국 경기는 반전 없이 김하율의 설욕으로 매듭지어졌다.
터닝포인트 마련에 장애가 된 어깨 통증은 습관성 탈골이었다. 이시영은 “훈련을 하면서 오른 어깨에 생겼다. 경기를 할 때 빠지지 않길 원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 끼워 넣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다소 이른 탈락에 대한 미련은 아니었다. 이시영은 “경기를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후회하진 않는다. 부족한 점을 보완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큰 무리가 없다면 앞으로도 계속 경기를 치르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