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종북숙주 vs 막가파'··시청 앞 물들인 두개의 목소리

시계아이콘01분 5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19일 서울시청 일대서 2개 집회 동시에 열려
도로 하나 사이에 두고 '국정원 규탄' vs '종북세력 척결'
조갑제 "종북숙주 처단··갸냘픈 朴대통령 돕자"
김한길 "막가파식 무리수 밀어붙이기"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선선한 날씨와 푸른 하늘이 도심을 휘감던 지난 토요일. 서울시청 앞에선 청명한 날씨와는 반대로 나라를 걱정하는 두 개의 목소리가 광장을 뒤덮었다. 시청을 사이에 두고 한 쪽은 국정원 해체를, 다른 한 쪽은 통합진보당과 민주당의 해체를 외치는 집회가 나란히 열렸다. 첨예한 정치공방이 담긴 집회임을 증명하듯 참가한 시민에 육박한 경찰이 투입되며 일대는 순식간에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19일 오후7시 국가인권위원회 앞 세종대로에서는 '反국가종북세력 大척결 11차 국민대회'가 열렸다. 군복을 입은 60~70대 할아버지들이 집회를 위해 마련된 무대 쪽으로 속속 모여들기 시작했다. '반국가 종북세력 척결'이라는 유인물을 손에 든 이들은 의자에 일렬로 앉아 전열을 가다듬었다. 대한민국재향경우회와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 소속 회원들이 대다수였다.


'종북숙주 vs 막가파'··시청 앞 물들인 두개의 목소리 '反국가종북세력 大척결 11차 국민대회'에 참석한 보수단체 회원들이 유인물을 들고 의자에 앉아 있다.
AD

집회에 참가한 한 보수단체 한 회원은 "지금 나라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저쪽에 나라 뒤집으려고 모인 사람들을 봐라. 우리라도 나와서 소리를 지르고 얘기해야지 안 그러면 대한민국은 정말 큰일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통합진보당을 비롯해 민주당을 함께 없애야 한다며 '종북척결'로 포문을 연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공격의 강도를 더욱 높여갔다. 특히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무대에 오르자 유명 가수를 반기듯 손을 흔들고 '조갑제'를 연호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무대에 오른 조갑제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이적정권으로 규정하며 야당에 대한 비난 공세를 펼쳤다. 조 대표는 "이적정권을 따르고 부르짖는 사람들이 이 앞에 있다"며 "정신병자이며 종북숙주다. 민주당의원 127명 중 반국가단체 가담자가 21명이나 된다. 통진당 해산만으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갸냘프게 보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통진당 해산을 비롯해 전교조 법외노조를 가능케 하고 있다"며 청중으로부터 박 대통령에 대한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보수단체 회원들은 경찰 추산 1200명, 주최 측 추산 3000명이었다.


'종북숙주 vs 막가파'··시청 앞 물들인 두개의 목소리 19일 시청에서 열린 2개의 집회에 경찰인력이 대거 투입되면서 도로 한 켠이 경찰차로 가득 차 있다.


보수단체 회원들을 등진 시청 앞 광장에서는 '제16회 범국민 촛불대회-국정원 정치공작 대선 개입 시국회의'가 진행됐다. 288개의 시민단체와 통합진보당, 민주당 회원 및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국정원과 국방부의 선거개입 의혹 진상 규명 및 특검 도입,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 요구가 이어졌고 전교조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탄압으로 규정하며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종북숙주 vs 막가파'··시청 앞 물들인 두개의 목소리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제16회 범국민 촛불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모습.


이날 전교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해직자를 조합에서 배제하라는 고용노동부의 명령을 거부키로 결정하면서 14년 만에 법외노조가 될 가능성이 확실시됐다. 집회에 참가한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박근혜 정권이 보수언론과 국정원을 장악해도 결코 지배당해선 안되는 곳이 교육"이라며 "유신 회귀의 출발점이 전교조 탄압이라면 끝까지 저항하겠다"고 말했다.


김한길 대표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을 파헤치던 검찰총장을 찍어내고 이번에는 특별 수사팀장을 졸지에 찍어내는 막가파식 무리수 밀어붙이기를 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집회참가는 경찰 추산 4000명, 주최 측 추산 1만5000명이었다. '세대 대결'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의 연령도 극명하게 갈렸다. 촛불대회에 참가한 시민은 젊은 층에 속한 반면 보수단체 집회는 대부분이 할아버지로 보이는 시민들로 채워졌다.


한편 이날 두 집회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열리면서 양측의 신경전도 펼쳐졌다. 보수단체의 스피커가 시청광장 쪽을 향하고 있어 일부 진보단체 회원들이 방향을 돌려줄 것을 경찰에 요청 또는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진 않았다. 두 집회 참가자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한 때 도로 간 이동을 막기도 했다.


이날 시위는 보수단체 집회가 10여분 정도 늦은 오후9시15분 경 끝났다. 이들은 채동욱 전 검찰청장에 대한 공세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무대에 오른 사회자가 '임 여인'의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비난하고 나서자 광장 쪽 집회를 끝내고 돌아가던 시민들이 야유를 보내면서 잠깐 동안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