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세계 최대의 식품기업인 스위의 네슬레는 부진한 자산은 팔고 다른 기업을 인수하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진출을 가속화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매출이 4% 증가했지만 연간 목표 약 5%는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폴 불케 최고경영자(CEO.59.사진위)는 17일 실적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런 전략을 재확인했다. 그는 “시기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부진한 사업을 매각하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프랑스 화장품회사 로레알 지분 약 29%에 대한 처분 시기에 대해서도 회사는 모든 옵션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대목이다.
불케 CEO는 또 사업 확장 의사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누텔라’ 잼과 ‘페레로로쉐’ 초콜릿 등을 생산하는 이탈리아 생산업체인 페레로 인수 제의설에 대해서는 “코멘트 하지 않겠다”며 입을 다물었지만 “우리는 과자사업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페레로는 세계 과자 시장의 8%를 차지하고 있어 12%를 점유한 네슬레와 손을 잡는다면 영국의 마즈와 미국의 몬델레즈 인터내셔널을 앞지르는 세게 최대의 기업으로 올라 설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탈리아 레푸불리카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네슬레가 페레로에 인수제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FT는 네슬레가 ‘과자사업’ 확장을 위해 페레로 그룹의 전체나 일부를 매수하기 위해 여러 번 접근했지만 회사를 소유한 페레로 가문에 퇴짜를 맞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네슬레가 시도를 했지만 유럽 투자업계에서는 페레로는 철옹성같다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페레로는 헤이즐넛 잼을 발명한 미쉘 페레로(89)가 아버지 피에트로 페레로한테서 물려받은 빵가게를 이탈리아는 물론,세계에서 알아주는 초콜릿과 잼 회사로 키운 것이다.
페레로는 지난해 이탈리아 내 25억유로를 포함 78억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직원은 이탈리아 8000명을 포함, 전 세계에서 2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페레로의 장남 피에트로 페레로가 2001년 자전거 사고로 세상을 떠나 막내 지오반니가 CEO를 맡고 있다.
불케 CEO는 이처럼 대규모 인수는 배제했지만 부진한 사업은 처분하고 인수를 해서 성장을 배가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밝혔다.
특히 자산 매각에 대해서는 “적당한 시기에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는 일부 분석가들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하는 ‘파워바’와 ‘제니 크레이그’의 실적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그러나 그는 실적이 부진한 저칼로리 냉동식품인 린 퀴진과 씨름을 벌이고 있다고 인정했다.
불케 CEO는 사정이 이렇지만 올해 약 5%의 매출신장은 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올들어 9월 말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683억5000만 스위스프랑(미화 약 760억달러)을 달성했다. 인수합병이나 매각, 환율변동을 제외한 매출이 신흥시장에서 8.8% 늘어났다. 특히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에서는 10% 이상 증가했다. 중동과 인도에서는 한자리 숫자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불케 CEO는 “그 목표는 실행가능한 것”이라면서 “일부 지역은 경제가 둔화되고 있지만 많은 곳에서 화색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웨스트 플랑드르의 루설라르 출신은 불케는 루벤 카톨릭 대학을 졸업하고 25살인 79년 네슬레에 입사해 스위스와 스페인,벨기에,페루와 칠레, 포르투갈과 독일 등에서 근무했으며 북미대표를 거쳐 2008년 4월부터 CEO직을 수행하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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