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100선'이 지방자치단체의 과열경쟁과 중복투표로 순위 왜곡이 나타났다는 지적이 나왔다. 1위인 '문경새재'는 5회 이상 중복투표율이 41%였고, 5위권 내에 있는 '완도 청산도'는 수백회 중복 투표가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관광100선은 국내대표 관광지를 선정해 국내여행 분위기를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으로,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의 온라인 별점투표를 통해 순위가 결정된다.
1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서울 중랑을)이 공개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100선 별점주기 참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0선 중 상위 관광지에서 5회 이상 투표자 비율이 20%를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1위인 문경새재의 경우 1인 5회 이상 중복투표율이 41%를 차지했고, 2위 창녕우포늪은 이보다 높은 49%, 3위 여수거문도는 24%를 차지했다. 특히 문경새재의 경우 1인 10회 이상 중복투표율이 20%가 넘었고, 최대 1인이 90회까지 중복투표했다. 완도 청산도의 경우 1인이 120여회에 이르는 중복투표를 하기도 했다.
반면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이면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에 하나인 경주 불국사는 1회 참여율이 72%로 62위, 하회마을은 1회 참여율 72%로 77위를 기록했고, 수원화성은 1회 참여율 77%로 101위를 차지해 아예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박 의원은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관광100선 별점주기가 정작 관광공사의 준비소홀로 취지가 손상되게 돼 안타깝다"며 "실상과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5회 이상 중복투표를 제외한 별점으로 순위를 재조정하고, 중복투표 방지 등 지자체의 과열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뒤늦게 동일인 동일관광지 별점투표를 1일 1회로 제한하고, 해당 지자체에 관광100선 활용 마케팅 시 주의점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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