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제 몫 이상을 해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류현진이 눈부신 호투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 희망을 되살렸다.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 류현진은 7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1개만을 허용하며 무실점 쾌투를 선보였다. 삼진 4개를 곁들이며 시종일관 상대 타선을 제압, 팀의 3대 0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인 빅리거 최초의 포스트시즌 승리였다.
지난 7일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의 부진을 털어낸 쾌투였다. 당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타선에 3이닝 동안 안타 6개를 맞으며 4실점한 류현진은 8일만의 등판에서 전혀 다른 경기 내용을 뽐냈다. 1, 2차전 패배로 더해진 심리적 부담에도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 비교적 여유롭게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요리했다.
최고 구속 95마일의 빠른 패스트볼이 주효했다. 묵직한 볼 끝으로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위력의 동반 상승을 이끌었다. 그 덕에 류현진은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거듭했다. 1회 1사에서 카를로스 벨트란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맷 홀리데이를 뜬공으로 유도했고 후속 야디어 몰리나로부터 삼진을 빼앗았다.
자신감을 얻은 류현진은 그 뒤 연속 범타를 11개로 늘렸다. 2회와 3회엔 패스트볼과 커브를 결정구로 삼진 1개씩을 추가하기도 했다. 계속되는 듯했던 순항은 5회 처음으로 암초를 만났다. 선두 데이비드 프리즈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후속 맷 애덤스마더 우전안타로 출루해 순식간에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상대의 어이없는 횡사로 비교적 가볍게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존 제이의 우익수 뜬공 때 3루로 향한 대주자 대니얼 데스칼소가 2루로 돌아오다 아웃됐다. 피트 코즈마를 3루수 앞 땅볼로 잡으며 불을 끈 류현진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1사에서 몰리나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큰 위기를 맞진 않았다. 마운드를 방문한 돈 매팅리 감독의 격려에 애덤스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화답했다. 볼 카운트 1-2에서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류현진의 호투에 다저스 타선은 4회 놀라운 응집력을 발휘,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 마크 엘리스의 우중월 2루타로 잡은 1사 3루 찬스에서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우전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이어진 2사 3루에선 야시엘 푸이그가 상대 선발투수 애덤 웨인라이트의 바깥쪽 직구를 통타, 우측 펜스를 직격하는 3루타를 작렬했다. 그 사이 곤잘레스가 여유롭게 홈을 통과해 다저스는 승기를 거머쥐었다.
타선은 8회 쐐기 득점으로 류현진의 승리를 도왔다. 칼 크로포드와 마크 엘리스의 연속 안타로 잡은 1사 1, 2루에서 헨리 라미네스가 적시타를 쳐 크로포드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불펜 역시 호투로 류현진의 승리에 일조했다. 브라이언 윌슨과 켄리 얀센이다.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선수단과 홈팬의 흥분을 고조시켰다.
무실점으로 챔피언십시리즈 첫 승을 거둔 다저스는 4차전에서 리키 놀라스코를 앞세워 연승을 노린다. 세인트루이스는 정규시즌 15승(10패)을 챙긴 랜스 린으로 맞불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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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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