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민주당 의원들이 작년 시민단체들과 4대강 바닥보 손상돼 무너진다고 했다. 지금 안 무너졌다. 4대강은 안전하다"(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보가 무너졌다고는 안했다. 바닥보 등 유실되거나 없어졌고 세굴현상 때문에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 붕괴 우려가 있다고 한 것이다."(박수현 민주당 의원)
14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 첫 날. 동영상, 4대강 모형까지 들고 나온 이노근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곧바로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이 곧바로 이어졌다. 주승용 국토교통위 위원장(민주당)이 나서 "이노근 의원이 4대강 사업 반대파인 박창근 관동대 교수 주장을 허무맹랑하다고 표현했는데 이는 부적절한 것 같다"고 제지했다. 박수현ㆍ민홍철 민주당 의원도 "보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되는 것이 맞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이노근 의원은 "민주당 주장은 90% 이상이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사과하고 제 얘기 안 들을 거면 귀 막으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녹조도 같은 현상을 두고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국장을 증인으로 세워 "4대강 사업 이후 강 전역에 녹조현상, 물고기 떼죽음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박삼용 광주시 광산구의회 무소속 의원을 통해 "악취 났던 영산강이 4대강 사업 이후 깨끗한 주민들의 쉼터가 됐다"며 "4대강 사업을 하지 않은 황룡강 등에도 녹조는 다 생겼다"고 맞섰다.
이 같은 국토교통위 국감 첫 날 표정은 작년 판박이였다. 야당 의원들이 누누이 밝힌 대로 4대강을 해부하겠다며 나섰고 여당 의원들은 이에 단호하게 맞서며 대치했다. 이미 사업이 완료된 4대강이 다시 이슈의 한가운데로 부각한 '4대강 청문회'였다. 당장 치솟는 전셋값 등 민생과 관련된 주택문제는 간간이 목소리를 낼 뿐이었다. 오로지 4대강만을 두고 정쟁이 벌어질 뿐 국토ㆍ주택정책 주요 현안들이 묻히는 모양새였다. 게다가 문제는 새로 밝혀진 사실도 없었다는 점이다. 국감에 앞서 여야 모두 민생국감을 주장했지만 실상은 정쟁이 우선이었다. 남아있는 국감일정에서 국회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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