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섭 통산 4승째 도전, 매킬로이 한국원정길, 강성훈은 2연승 도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매킬로이를 잡아라."
'내셔널타이틀의 사나이' 김대섭(32)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17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골프장(파71ㆍ7225야드)에서 개막하는 한국오픈(총상금 10억원)이 바로 올해로 56년째를 맞는 한국의 '내셔널타이틀'이다. 김대섭에게는 대회 2연패와 더불어 이 대회에서만 통산 4승이라는 진기록을 곁들일 호기다.
1998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최연소우승기록(17세2개월20일)을 작성했고, 3년 뒤인 2001년 또 다시 우승컵을 품에 안아 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프로 신분으로 3승째를 차지했다. 격전지 우정힐스가 홈코스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다. 지난해에는 더욱이 42인치 벨리퍼터 샤프트를 잘라 37.5인치로 만들어 스카티 카메론에 끼워 넣은 변형 벨리퍼터로 '2타 차 우승'을 일궈내 환상적인 숏게임 능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번 대회 전략 역시 '정교함'이 화두다. "지키는 골프가 우승의 동력이 됐다"는 김대섭 역시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길기 때문에 일단 페어웨이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며 "그린 주위에서의 숏게임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올해의 초청선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장타자 부문 8위(302야드)라는 점에서 갤러리에게는 더욱 재미있는 '볼거리'다.
김대섭은 당연히 지난해 한국의 대표적인 장타자 김대현(25ㆍ하이트진로)과 최종일 공동선두로 출발해 우승을 일궈냈던 달콤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물론 매킬로이와 김대현은 차이가 크다. 매킬로이는 비록 올해 나이키를 타이틀스폰서로 맞이하면서 골프채에 대한 부적응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세계랭킹 1위까지 차지했던 거물이다. 지금도 6위다.
매킬로이가 시즌 막판 새 골프채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경계대상이다. 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더바클레이스 둘째날 6언더파, 2차전 도이체방크 셋째 날 7언더파를 작성하는 등 특유의 '몰아치기'도 시작됐고, 시즌을 일찌감치 끝내 에너지도 충분히 비축한 상태다. 2009년 공동 3위, 2011년 2위에 오르는 등 코스와도 친숙하다. 이번이 세번째 등판이다.
13일 CJ인비테이셔널에서 42개월 만에 국내 무대 우승을 일궈낸 강성훈(26)도 우승후보다. 장타력에 숏게임 능력까지 가미한 경기력이 돋보였다. '국내파'는 상금랭킹 1, 2위류현우(32)와 김도훈(24)이 나란히 출격해 상금왕 경쟁을 곁들인다. 이 대회 우승상금 3억원이 올 시즌 상금왕을 결정짓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최근 7경기에서 '톱 5'에 다섯차례나 진입한 보성CC클래식 우승자 김태훈(28)도 '복병'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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