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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 "음악적으로 계속 내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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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투어 나서…이달 말 중국 공연 이어 다음 달 한국공연

'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 "음악적으로 계속 내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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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가 10여년 만에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손가락 부상으로 의도치 않게 5년간의 공백기를 가졌던 그녀는 이번 투어야말로 "기적 중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난 정경화는 "1970년에 유럽 무대에 데뷔한 이래 줄곧 전 세계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지만 그 때에 비해 지금이 훨씬 자유로워졌다"고도 고백한다.

정경화는 2013년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이미 지난 6월 일본의 4개 도시를 투어했다. 일본 공연은 1998년 이후 15년만의 일이다. 모차르트와 브람스를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그의 모습에 일본의 음악평론가 와타나베 카주히코는 "그녀의 전성기에도 들을 수 없었던 굉장히 아름다운 음색을 들을 수 있었다"고 극찬했을 정도다.


이어 이달 말부터는 중국 베이징, 마카오, 홍콩, 대만 등 중화권 7개 지역에서 공연을 가진다. 2002년 중국 공연 이후 11년 만의 방문으로, 이미 베이징, 홍콩 등 주요 지역의 공연티켓은 매진됐다. "1970년대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 '데카'의 제의로 차이코프스키와 시벨리우스를 녹음했다. 당시 동양의 어린 여자아이가 전통이 센 유럽에서 해냈다는 생각에 한국 사람들도 감격해서 울고, 중국에서도 난리가 아니었다고 들었다. 아마 그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호기심에라도 공연을 보러오지 않을까."

나라별로 팬들의 반응도 다르다. 일본 관객들은 "굉장히 점잖고, 쿨(cool)하면서도 집중력이 대단한" 반면 중국 관객들은 "처음에는 산만한 듯 하다가도 곧 엄청난 열정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정경화는 중국 투어가 끝나면 11월 한국 공연으로 이번 아시아 투어의 대미를 장식할 계획이다. 한국과 중국 공연에서는 처음으로 '포레'의 소나타를 준비했다. 정경화는 "이 곡은 포레가 이십대 중반에 정열적으로 만든 곡인데 정말 아름답고 신선하다. 인생을 시작하는 이의 희망과 꿈이 잘 표현돼 있다"고 선곡 이유를 밝혔다.


'바이올린의 여제' 정경화 "음악적으로 계속 내 길을 가고 있다"


이번 투어에도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함께 한다. 정경화와 케빈 케너는 2011년 대관령국제음악제에 만나 브람스 피아노 트리오를 함께 한 이후 줄곧 파트너로 지냈다. 완벽주의자이고 깐깐한 그에게 마음에 드는 음악 동반자를 만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경화는 케빈에 대해 "정말 순수하고 겸손한 사람"이라며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은 천생연분을 만나는 일처럼 힘든 일인데, 그를 만난 건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손가락 부상으로 활 한 번 잡지 못한 채 보내야했던 시간이 5년이다. 지금도 계속 손을 치료하고 있는데, 회복률은 70~80%이다. 그래서 다시 선 무대가 더없이 소중하다. "솔로로서는 이번 투어가 다시 시작하는 첫 출발"이다. "한평생 연주를 하면서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는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연주를 했다"는 정경화는 "이제는 너무 자유로워졌다"고 고백한다.


"난 정말 '왕고집'이다.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한 번도 타협하지 않았다. 그래서 '드래곤 레이디'로 명성도 얻고 욕도 많이 먹었다. 하지만 이제 자유로워졌다. 이전에는 관객들을 실망시킬까봐, 무언가 잘못될까봐 굉장히 염려를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뭔가 잘못된 게 없으면 '어? 신기하게 제대로 하네'하는 나이가 됐다. 그렇지만 내 나름대로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음악적으로는 계속해서 내 길을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이올린 여제'의 귀환을 알리는 이번 투어를 두고 마음가짐도 남다르다. 내년에는 1970년도에 데뷔를 했던 영국에서도 다시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내가 한국 나이로 예순 다섯인데 이렇게 복귀해서 공연하는 게 기적이다. 믿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내 혼 속에 있는 모든 감사를 다 드리고 싶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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