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민간 주택 가격지수 상승률 둔화...도심 주택 0.5% 하락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싱가포르 주택가격이 마침내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분기 만에 가장 낮은 가격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일 싱가포르 정부의 대출 규제가 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도시개발청(URA)이 이날 공개한 싱가포르 민간 주거용 부동산 가격지수(예비치)는 3분기 말 현재 0.4% 상승한 216.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상승률 1%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이는 싱가포르의 부동산 억제책이 효험을 내고 있는 증거로 받아들여진다. 저금리 기조 속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주택가격은 주택거품에 대한 우려를 높인 싱가포르 정책 당국의 골칫거리였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에 따라 2009년부터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한 정책을 펴왔다.
싱가포르 정부는 특히 지난 6월 세제 및 계약금 기준 상향 등의 기존 억제책에 더해 금융회사의 개인 부동산 대출 기준도 강화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은 지난 6월28일 주택대출금은 총부채상환액의 60%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덕분에 8월 주택 대출과 브리지론(임시대출)은 1년 전에 비교해 13.5%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 3분기 중 중심가 주택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0.5%, 직전 분기에 비해서는 0.2% 이상 하락했다. 반면 도시 외곽에 있는 주택은 전년 동기에 비해 2.1%, 직전 분기에 비해 3.8%가 각각 올랐다.
부동산 억제책은 싱가포르 주민의 82%가 거주하는 공공주택 분야에서도 효험을 내고 있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공공주택 전매가격지수는 3분기 중 0.7% 하락,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떨어졌다.
URA에 따르면, 8월 주택 판매는 742채로 7월 482채에 비해 54% 늘어났다. 이는 지난 해 8월 판매량은 1427채였다. 올해 8월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의 약 절반에 그치는 셈이다.
세계적인 부동산 컨설팅회사인 나이트 프랭크와 시티 프라이빗 뱅크 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주택시장은 아시아에서 홍콩 다음으로 비싸다.
부동산 중개업체 존스라살레의 데이비드 노이브로너 싱가포르 국내 담당이사는 “대출억제책이 시장에 먹혀들고 있다”면서 “쉽게 돈을 마련하는 시절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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