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그룹 주식·채권 보유액 52조…4개월새 3조 줄어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민연금이 보유한 5대 그룹 주식 및 채권 규모가 52조원으로 4개월 만에 3조원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 운용수익률도 크게 떨어졌다. 가장 보유액이 큰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이 발목을 잡았다.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보고서 하나가 '공룡' 국민연금에도 영향을 끼쳤다.
30일 국민연금의 7월 말 기준 '기금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요 주채무계열 5대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식ㆍ채권 보유액은 총 52조3998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2조7444억원 줄었다. 주식은 42조1666억원으로 국내주식 투자총액의 56.53%를, 채권은 10조2332억원으로 국내채권 투자총액의 4.3%를 각각 차지했다. 그룹별로는 삼성(23조1457억원), 현대차(11조8944억원), SK(8조7884억원), LG(6조4132억원), 롯데(2조1581억원) 순이었다.
삼성그룹 주식 보유액은 20조2688억원, 채권은 2조8769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말과 비교하면 채권은 1033억원 늘었지만 주식은 2조730억원이나 줄었다. 5대그룹 주식 감소분의 대부분(75.53%)이 삼성그룹에서 나왔다. 지난 6월 JP모건의 매도 보고서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급락한 영향이 컸다. 3월 말 152만7000원이던 삼성전자는 7월 말 128만원으로 16.17% 하락했다. 보유주식 수는 줄지 않았지만 주가 하락으로 지분가치가 떨어진 것. 국민연금은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주식 1094만여주(7.43%)를 보유한 1대 주주다.
삼성전자의 영향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올해 7개월간 누적 수익률은 -3.72%를 기록했다. 3월 말 1.28%에 비해 5%포인트나 급락했다. 국내외 금융부문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이다.
다른 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식 보유액을 살펴보면, SK 관련주는 3월 말 4조9851억원에서 7월 말 5조938억원으로 2.18% 늘었고 LG도 5조1887억원으로 6.67% 증가했다. 현대차는 11조386억원에서 10조1330억원으로 8.2%, 롯데는 1조4823억원으로 4.84% 줄었다. 채권 보유액은 SK(3조6946억원), 현대차(1조7614억원), LG(1조12245억원), 롯데(6758억원) 순이었다.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전체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삼성 관련 규모가 23조245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익스포저는 채권, 주식, 단기자금, 대체투자, 장외파생상품 등 상대방의 채무 불이행 때 손해를 입을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자산 운용 합계액을 뜻한다.
삼성 다음으로는 현대차(12조3234억원), SK(8조7884억원), LG(6조4132억원), 롯데(2조1581억원) 등의 순으로 익스포저 규모가 컸다. 특히 현대차는 채무보증 및 자산유동화증권(ABS)으로 인한 간접 익스포저와 장외파생상품 익스포저를 포함한 금액이 1900억원에서 429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한편 국민연금의 총익스포저는 389조5339억원으로 나타났다. 증권 발행기관별로는 정부와 한국은행, 지방자치단체 등 국가 관련 익스포저가 차지하는 금액이 116조9539억원(30.0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회사(100조87억원), 공사(67조1427억원), 해외발행자(54조3405억원) 등이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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