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줄어 3분기 영업익 10조원 달성 난항…패널, 유리기판 생산 계열사 실적 줄줄이 하락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그룹이 TV부문에서 수직계열화 함정에 빠졌다. 세계 TV 시장 1위 자리를 8년째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가 TV 시장 침체로 발목을 잡히면서 LCD 패널 등 수직계열화 부문으로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TV 사업의 부진으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코닝정밀소재 등 LCD 패널과 관련된 계열사의 수익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완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 실적이 계속 상승 할 때는 부품, 소재 관련 계열사들의 실적도 꾸준히 상승했지만 완제품 실적이 나빠질 경우 전체 산업군의 실적이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27일 증권가와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TV 시장은 전년 대비 3.2% 성장했지만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2.1%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TV 출하량은 2억4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0.2% 상승한 수치로 성장을 거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평판TV 5000만대를 판매했다. 올해 5500만대를 목표로 했지만 시장조사업체들이 집계한 실제 출하량은 4250만대로 전망된다. 목표 예상치 대비 1000만대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출하량 뿐만 아니라 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TV 사업은 분기당 4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오는 3분기에는 거의 이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 중국 등의 TV 수요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TV가 판매되지 않으니 TV에 사용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드는 LCD 패널의 판매량도 둔화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PC에 사용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서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높이며 선전하고 있지만 TV용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의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LCD 패널이 판매되지 않다 보니 패널에 유리를 공급하는 삼성코닝정밀소재의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1년 삼성코닝정밀소재는 전년대비 매출 17.9%, 영업이익 26.3%가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7%, 38.6% 하락했다. 완제품 판매가 둔화 되면서 부품과 소재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TV 사업의 부진은 단순히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닌 부품, 소재 계열사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수직계열화로 인한 실적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 계열사의 판로를 확대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는 삼성전자의 의존도가 크다 보니 경기침체로 인한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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