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자선단체 그라드로켓, T-72탱크, 박격포와 자주포 등 꼽아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시리아 내전에서 대량 살상을 초래하는 12가지 무기목록이 나왔다.
25일 미국의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영국의 자선단체인 '무장폭력에 대한 행동(AOAV)'은 최근 시리아 내전에 쓰이고 있는 치명적인 재래식 무기 12개를 지목했다.
로버트 퍼킨스 AOAV 조사담당자는 지난 7월 시리아 내전의 사망자 중 40%가 폭발 무기 때문에 생기고 그 사망자의 93%가 민간인이라고 밝혔다.
제이콥 파라킬라스 AOAV 선임 무기 조사자는 "시리아 내전 중 사망자의 대다수는 재래식 무기 때문에 생겼다"고 평가했다.
AOAV가 사상자를 많이 내는 무기 1번으로 꼽은 것은 BM-21 그라드 로켓이다. 다연장 로켓인 이 무기는 고폭탄을 탑재한 로켓을 무차별로 쏘아 넓은 지역을 제압한다. 20초 안에 비유도 로켓 40발을 발사한다. 러시아어 '그라드'가 우박이라는 뜻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폭발 시 5.97m 이내에 있는 사람은 치명상을 입는다. 건물은 36.64m 이내에 있을 경우 파괴된다. 러시아와 중국이 주로 생산한다.
구경 122㎜인 이 로켓탄은 전체 무게는 66㎏, 화약이 든 탄두는 18.4㎏이다. 길이는 2.87m다. 사거리는 최대 20㎞다.
지난 7월24일 다마스쿠스 야르무크 난민 수용소에 발사돼 여성과 아동 등 팔레스타인 난민 15명이 숨졌다.
사크르 로켓은 시리아에서 사용되고 있는 유일한 지상발사 '클러스터탄'이다. 최대 98개의 자탄(새끼탄)을 살포해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하는 무기다. 지난 1월3일 시리아 하마시 주택에 떨어져 2명이 숨졌는데 1명은 차를 몰고 가다 자탄 파편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이집트가 생산한 다연장 로켓인 이 무기는 구경 122㎜, 길이 3.25m, 사거리 최대 36㎞로 15초에 30발을 발사한다.
중국제 타입 63 로켓도 많은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그라드보다 작은 무기지만 시리아 내전 발생 첫 2년간 로켓이 발사될 때마다 12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AOAV는 추정하고 있다.
구경 107㎜, 길이 84㎝에 로켓 무게(18.84㎏), 폭약 중량(1.26㎏)도 왜소하지만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칠 무기다. 우선 발사 속도가 매우 빠르다. 6~9초에 12발이 나간다. 최대사거리는 박격포와 비슷한 8.5㎞다. 최대 사거리에서 이 로켓의 80%가 가로 150m와 세로 200m 크기의 면적에 떨어진다.
살상 범위도 넓다. 사람은 7.56m 이내 있을 경우 피해를 입고 건물은 46.39m 안에 있으면 손상을 입는다. 급조한 발사대에서도 발사가 가능해 반군도 많이 사용한다. 이 로켓 사상자의 94%가 민간인인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견인포 D-30도 많은 사상자를 내는 악명 높은 무기로 꼽혔다. 러시아와 중국에서 생산하는 이 견인포는 분당 7~8발, 한 시간 동안 무려 75발을 발사할 수 있다. 시리아 내에서 쓰이고 있는 견인포 중 발사 속도가 가장 빠른 야포다.
구경 122㎜, 길이 56.3㎝인 철갑탄은 폭발 시 파편이 분산돼 사상자를 많이 낸다. 2010년 10월 터키 접경 북부 시리아 아카칼레에서 발사돼 여성과 아동 5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M240박격포도 있다. 러시아제 M240박격포는 구경 240㎜, 길이 1.565m로 사람 키만 하며 무게가 130.7㎏이나 나가는 박격포탄을 최대 9.65㎞까지 날린다. 포탄은 박격포탄 중 가장 무겁지만 분당 62발까지 쏠 수 있다. 2012년 2월 반정부 시위가 가장 격렬했던 홈스에 등장해 홈스를 폭격해 최소 690명의 목숨을 앗아간 무기로 AOAV는 소개했다.
M240보다 작지만 M-1943/M43 박격포도 많은 목숨을 앗는 무기로 꼽혔다. 포탄은 구경 120㎜, 길이 65.6㎝, 무게 16.02㎏이다. 분당 12~15발의 속도로 발사한다. 이 박격포와 포탄은 러시아 등 최소 28개국에서 쓰인다. 3월28일 다마스쿠스대학 건축학부 건물을 타격해 15명의 학생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는데 이 박격포가 주범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OAV는 100여건의 박격포 발사로 2500여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가장 크면서도 대량 살상을 초래하고 있는 무기로는 루나-M 즉 러시아제 포르그-7 탄도 로켓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자발 자위예 공격에 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2월 반군 거점인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 공격에서 프로그 로켓이 최소 140명의 민간인 목숨을 앗아갔다. 길이 9.4m, 지름 53㎝, 무게 2.5t이나 되며 사거리도 무려 70㎞에 이른다.
정확도는 형편없다. 발사된 로켓의 약 절반은 표적에서 700m 정도 빗나간다. 그렇지만 탄두중량이 450㎏이나 돼 막대한 피해를 일으킨다.
러시아제 T-72 탱크도 포탄을 발사할 때마다 평균 16명의 민간인 사상자를 내고 있다고 AOAV는 추정하고 있다. 이 탱크는 구경 125㎜ 포탄을 45발 적재하고 다녀 많은 사상자를 낸다. 2011년 8월5일 하마시의 후라니 병원에 포를 쏘아 58명을 살해했다.
구경 152㎜ 자주포(아카시야)도 빼놓을 수 없다. 1974년 옛 소련이 개발한 이 자주포는 무게 43.5㎏의 고폭탄을 분당 4발, 최대 18.5㎞ 날린다. 시리아 정부군이 줄곧 포격에 사용하고 있는 무기다. 지난 8월16일 알레포의 빵가게에 세 발의 포탄이 떨어져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던 민간인 35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 밖에 미그 23 전폭기가 투하하는 무게 380㎏, 탄두중량 194㎏, 길이 3.56m, 지름 34㎝의 로켓탄 S-25 OFM, 수호이 17기가 투하하는 무게 123㎏, 길이 1.065m, 지름 27.3㎝ 자유낙하 폭탄 OFAB 100-120, 미그 23 전투기에서 투하해 고에너지의 구름을 발생시킨 뒤 화염을 일으키는 길이 2.28m, 지름 50㎝, 520㎏의 진공폭탄 ODAB-500 PM도 많은 사상자를 내는 '더러운 무기'에 포함됐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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