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지난달 30일 부인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함께 출국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출장기간이 한 달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그룹 내에서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사업을 인수하고 3세 승계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회장의 출장 기간이 길어지며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5일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 회장의) 출장기간이 길어지긴 했는데 아마 조금 더 계실 것"이라며 "건강은 아주 좋으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 9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IOC 총회에 참석했다. 이후 유럽으로 향해 현재까지 유럽 각국을 돌아보며 해외 시장을 점검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의 하반기 경영 구상에 전념하고 있다.
통상 추석 연휴에 귀국해 가족과 휴식을 취하던 때와 달리 연휴마저 반납하고 해외에 머무르며 경영 구상에 나서며 이 회장이 느끼는 위기감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부문에 실적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과 수년 전부터 육성해온 신성장 사업에 대한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의 주요 경영진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처지다.
이 회장은 빠르면 10월 초 귀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월 개최될 예정이었던 '신경영 20주년 만찬'도 이 회장 귀국 이후인 10월로 연기된 상황이다.
귀국과 함께 삼성그룹의 사업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일모직이 수년째 정체되고 있는 패션사업을 떼어내고 소재전문기업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에버랜드는 레저사업과 패션사업을 묶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두 회사 이외에도 삼성그룹 내부에서 크고 작은 사업영역에 대한 조정이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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