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신제품 레이스가 내년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를 향하고 있다. 이에 따라 TV의 핵심 부품인 패널의 우위를 가리기위한 디스플레이업체들의 신경전도 불붙고 있다.
지난 베를린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곡면(커브드) 초고화질(UHD) TV를 출시했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사전 부스투어에서 내놓지 않았던 77인치 곡면 UH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세계 최초로 내놓았다.
LG전자는 당시 경영진의 고심 끝에 OLED TV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내년 CES에서 IFA보다 더 신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만큼 LG쪽이 삼성과 중국 업체들에게 떠밀리듯 제품을 내놓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LG측은 그러나 내년 CES에서 상황이 뒤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7일 "조급한 쪽은 삼성이라며 내년 CES에서 삼성이 신제품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자신감을 가지는 이유는 OLED 양산 기술의 차이 때문이다. 양산 설비의 우위에 따라 신제품 생산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적어도 OLED TV기술에서는 삼성에 비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증착방식이 LG디스플레이에 비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와 삼성은 주로 쓰는 증착 방식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LG는 적·녹·청색을 섞어 색을 내는 RGB에 흰색 컬러필터를 더한 WRGB 방식이다. 삼성은 적녹청 유기물을 유리기판에 수평으로 증착하는 RGB방식을 주로 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이 OLED 패널 크기를 키우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라인은 8세대 기판(유리기판 규격 2200mm x 2500mm)을 6분할 해 쓰고 있다. 이는 정확히 6장의 55인치 TV용 패널만 생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상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는 생산 라인에서 원판 증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앞으로 시간이 많은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설비 업그레이드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패널 크기는 신제품을 가르는 요소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CES까지 시간이 충분히 남은 만큼 신기술을 전망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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