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K리그의 선두주자로서 역사에 남을 결과를 만들고 싶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2전3기만에 달성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8강 2차전에서 종료 직전 터진 데얀(데얀 다미아노비치)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알 아흘리(사우디)를 1대0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원정 1차전 1대1 무승부 포함 최종합계 1승1무로 준결승 행을 확정지었다.
절치부심 세 번째 도전 만에 맺은 결실이다. 서울은 2009년 본선 32강 체제 출범 이후 두 차례 4강 문턱에서 중동 팀에 쓴잔을 마셨다. 2009년 움살랄(카타르)과의 8강 맞대결에선 1,2차전 합계 1무1패로 탈락했다. 2011년엔 알 이티하드(사우디)와 1승1패로 접전을 벌였으나 골득실에서 1골이 모자라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최 감독은 "중동의 강호를 맞아 상당히 힘든 경기를 치렀다"며 "홈팬들의 응원으로 큰 힘을 얻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단결심을 발휘해준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4강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워 역사에 남을 결과를 내놓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는 최 감독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앞서 코치와 감독대행으로 ACL 4강 문턱에서 쓴잔을 마신 뒤 정식 감독으로 처음 고비를 넘어서며 징크스 탈출에 성공했다. 그는 "ACL 뿐만 아니라 FA컵에서도 항상 8강에서 떨어졌는데 마침내 한계를 뛰어넘었다"며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고 만족해했다.
결승행 티켓을 놓고 싸울 상대는 이란의 강호 에스테그랄 테헤란으로 결정됐다. 같은 시간 열린 8강 2차전에서 태국의 부리람 유나이티드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둬, 1,2차전 합계 2승으로 준결승 행을 확정지었다.
최 감독은 "에스테그랄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다수 포함된 까다로운 팀"이라면서도 "우리도 그에 못지 않은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외국인 선수들과 국내파 멤버들의 호흡이 좋아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K리그 일정을 병행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라면서도 "최우선 목표인 ACL 우승을 위해 선수들이 힘든 과정을 충분히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25일 안방에서 에스테그랄과 4강 1차전을 치른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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