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최근 각국 중앙은행이 출구전략을 앞두고 '선제적 안내(Forward Guidance)'까지 제시하는 등 시장과 소통 강화에 나섰지만 시장참여자들의 체감온도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되레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투자은행 바클레이스가 지난 4~5월 세계 시장참여자 884명을 대상으로 미국ㆍ유럽ㆍ영국ㆍ일본 중앙은행의 소통 능력에 대해 조사해본 결과 일본을 제외하고 모두 2007년 대비 점수가 하락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경우 2007년 10점 만점에 7.4점에서 올해 7.1점으로 하락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하락폭이 가장 컸다. ECB는 2007년 FRB와 비슷한 7.2점을 받았으나 올해 5.7점에 그쳤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6.9점에서 6.2점으로 떨어졌다.
유일하게 점수가 오른 곳이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다. 일본은행은 ECB보다 소통을 더 잘 한다고 평가 받았다.
응답자들은 중앙은행의 회의록 공개 필요성을 과거보다 중시했다. 2008년 회의록 공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34%였으나 올해 59%로 급증했다. 회의록 공개가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까지 합하면 85%가 공개 필요성에 공감한 셈이다. 2008년 이 비율은 82%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FRB의 출구전략 개시에 앞서 각국 중앙은행 당국자들에게 시장과 좀더 밀접하게 소통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중앙은행들이 시장과 소통을 강화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조사 시점 이후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출구전략에 나설 뜻을 밝혔고 ECB와 BOE는 선제적 안내를 도입했다.
이후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상당 기간에 걸친 저금리 유지라는 가이던스를 재확인해주고 있다. 마크 카니 BOE 총재도 금리 인상 시점을 오는 2016년 말로 예고했다.
시장 소통력에서 낙제점을 받은 드라기 ECB 총재는 "선제적 안내로 시장변동성을 통제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바클레이스은행의 줄리안 캘로 이코노미스트는 "시장과 소통이 중앙은행의 최우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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