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여전히 '그랜드슬램' 논쟁이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 인터넷판이 11일(한국시간) 박인비 특집 기사를 통해 집중 조명했다. 핵심은 박인비(25ㆍKB금융그룹)가 12일 오후 (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1ㆍ6428야드)에서 개막하는 올 시즌 다섯 번째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325만 달러)에서 우승하면 과연 '그랜드슬램'으로 평가받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제5의 메이저' 에비앙마스터스를 올해부터 아예 메이저대회로 승격시켜 5개 메이저라는 기형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게 발단이다.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LPGA투어는 막대한 돈을 쓰는 스폰서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4개 우승은 '그랜드슬램', 5개 우승은 '수퍼그랜드슬램'이라는 해석을 곁들였다.
하지만 스테이스 루이스(미국) 등 LPGA투어 선수들은 물론 대다수 골프전문가들은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론 시락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칼럼니스트는 "메이저를 굳이 5개로 늘릴 필요가 있었냐"고 의문을 제기했고, 골프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도티 페퍼(미국) 역시 "지금까지 그랜드슬램은 4개 대회 연속 우승의 개념"이라며 "박인비가 우승하면 '뉴슬램' 등 새로운 용어를 붙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퇴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입장은 보다 명확하다. "그랜드슬램은 당연히 4개 메이저 연속 우승"이라며 "5개 메이저를 싹쓸이하면 '수퍼슬램'이라고 하는 데까지는 동의하지만 하나를 건너뛰고 우승하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모두 그랜드슬램이라고 인정하는 건 의아하다"는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메이저대회 승수보다 연속 우승이 더 의미있다는 이야기다. 초반 3개 메이저에서 연거푸 우승컵을 품에 안은 박인비의 브리티시오픈 우승 무산이 더욱 아쉬운 까닭이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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