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일본 경제가 종전 예상보다 훨씬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9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내각부는 이날 2분기 연율화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 발표된 성장률 전망치 2.6%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의 성장률 2.5%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1.1%보다도 훨씬 높다. 일본 정부는 또 이날 1~3월 성장률도 종전의 3.8%에서 4.1%로 수정했다.
GDP가 증가한 것은 자본지출이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자본지출은 종전 0.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지만, 5.1% 증가로 수정돼 6분기 만에 처음으로 반등했다.
이처럼 높은 경제 성장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다음 달 판매세 인상 결정에 적지 않은 압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세계 최대 수준인 국가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내년 4월부터 판매세를 현행 5%에서 8%로 인상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아베 총리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15년간 장기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는 판매세 인상을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경제성장률은 판매세가 올라도 경제가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일본 3위 무역상사인 이토추 상사(Itochu Corp)의 마루야마 요시마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같은 데이터는 판매세 인상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며 "높은 경제 성장률은 올해 나머지 회계연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발표된 일본의 7월 경상수지는 5773억엔 흑자로 집계돼 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전월인 6월 흑자 수준인 3630억엔은 물론 시장 전망치인 5077억엔을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 흑자 규모는 12.9%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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