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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가업승계]상속공제·고용창출 '주고받기'…독일서 답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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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중기, 家業승계의 재발견, 해외사례는?

-프로이덴베르그 같은 200년 장수기업 1563곳, 비결 뭔가 봤더니
-일본 장수기업 3113곳, 中企전문지원제도가 큰 몫
-영국도 사업목적 중요 기업자산 세금공제 혜택

[中企가업승계]상속공제·고용창출 '주고받기'…독일서 답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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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이은정 기자, 이지은 기자, 박혜정 기자, 이정민 기자]
프로이덴베르그 그룹은 독일에서도 이름난 가업승계 기업이다. 1849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현재 4억유로 규모의 자본금을 320여명의 가족이 분산 소유하고 있다. 규정상 한 사람 지분이 2%를 넘지 못한다. 지분은 가족이 소유하지만 회사 운영은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최고경영자를 포함한 집행이사회 임원 5명은 가족 구성원이 아닌 전문경영인이 맡는다.

피혁가공업으로 시작해 지금은 자동차 가스켓, 진동 방지장치, 고무카펫 등의 분야에서 세계 1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 58개국에 3만7000개 이상의 관계사를 보유하고 3만3000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연매출 규모는 9조원에 달한다.


◆선진국, 장수기업 육성 비결은?= 작은 가족기업에 불과했던 프로이덴베르그가 히든챔피언을 넘어 독일 대표 기업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은 가업의 능력에 독일만의 독특한 가업 승계 지원 제도가 어우러진 결과다. 독일 상속공제의 가장 큰 특징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까지 혜택을 준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매출액 2000억원 이하의 중소ㆍ중견기업들에만 공제 혜택을 주는 것과 다른 점이다.

독일 기업들은 가업 승계 이후 5년간 사업을 영위하고 이때 지급한 임금합계가 상속 당시 임금지급액의 400% 이상이면 상속세가 85% 경감된다. 7년간 사업을 영위하고 지급한 임금합계가 상속 당시 임금지급액의 700% 이상이면 상속세가 100% 면제된다. 또 피상속인의 지분율이 가족의 지분과 합산해 25% 이상일 경우 기업의 사업용 자산이나 주식 지분에 대해 다른 단서 조항 없이 세제혜택을 준다. 임금지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경감 세액 중 미달 부분만큼만 추징해 부담이 덜하다는 평가다.


이 같은 제도 덕분에 독일에는 현재 200년 넘게 창업주의 정신을 잇고 있는 기업만 1563곳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독일 경제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히든챔피언으로 유로존 경제위기 때 방어막 역할을 했다.

[中企가업승계]상속공제·고용창출 '주고받기'…독일서 답 찾다


우리나라와 같이 최고 50%에 달하는 상속세율 제도를 운용 중인 일본에도 100년 이상 가업을 잇고 있는 장수기업이 많다. 올 초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200년 넘은 장수 기업만 3113곳에 달한다. 반면 우리나라에는 현재 두산, 동화약품, 몽고식품 단 3곳만이 100년 넘은 상태다.


세계 최장수기업도 일본에 있다. 오사카에 있는 곤고구미라는 건축회사다. 578년 백제인 금강중광이라는 목수가 세워 사찰이나 신사의 건축을 전문으로 하는 전통 기술을 바탕으로 1000년이 넘는 시간을 잇고 있다.


1902년 설립돼 5대째 가업을 잇고 있는 구레다케는 100년을 넘어 1000년을 꿈꾼다. 전통 먹과 붓을 생산하는 기업이지만 다음 세대로 가업을 이으면서 첨단 제조기업으로 변신했다. 1970년대 현대적인 붓펜을 선보였고 최근엔 먹 제조기술을 기초로 개발한 탄소봉기술을 활용해 제설제ㆍ자동발광표지 등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전통과 미래의 접목을 통해 성공적으로 가업을 잇고 있는 것이다. 200여명의 직원이 지난해 687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를 잇는 장수기업이 일본에 많은 것은 전통을 중시하는 문화와 함께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승계지원제도 덕분이다. 일본은 경영승계원활화법에 의해 선대가 지분율 50%를 초과하는 중소기업 비상장주식을 상속할 경우 주식가액의 80%에 해당하는 상속세 납부를 유예해준다. 이후 일정 기간 고용과 경영 등에 대한 의무를 이행할 경우 유예된 세액 중 일정 금액의 납부를 면제한다.


하지만 상속 이후 5년간 의무 요건을 유지하지 못하면 조세지원액 전체가 취소된다. 이는 10년간 의무 요건을 지켜야 하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5년 뒤에는 상속받은 주식의 양도비율에 상당하는 유예세액을 납부해야 한다. 이때 조세지원 대상은 비상장 중소기업으로 국한된다. 피상속인이 사업을 얼마나 더 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은 없다.


명문 장수기업 육성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영국 등 선진국들도 속속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나섰다.


미국은 상속재산에서 가업상속 대상 기업 지분의 가액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장수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다만 상속세 공제 상한선을 587만5000달러로 정해 경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최고 상속세율도 40%로 낮은 편이 아니다. 그러나 가업으로 인정받는 데 필요한 사업 활동 참여 기간이 5년으로 짧은 편이고 상속인이 맡은 역할도 대표이사가 아니라 기업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면 가업상속으로 인정해주는 특징이 있다.


영국은 기업자산상속공제제도를 통해 상속인이 2년 이상 해당 사업체를 경영하면서 사업목적에 쓰는 중요 기업자산에 대해 세금을 공제해 준다. 예를 들면 상장주식ㆍ토지ㆍ건물ㆍ기계 등은 50%를, 비상장주식은 100%를 공제해주는 것. 공제에 있어서 기업 규모에 대한 제한이 없고 가업 승계 이후 별도의 사후관리 의무를 지우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와 다르다. 영국의 상속ㆍ증여세 세율은 각각 40%와 20%의 단일 세율이다.


◆어느 나라 벤치마킹해야 할까= 우리나라의 가업상속세제를 선진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벤치마킹 대상으로 독일의 가업상속세제가 가장 이상적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일본의 경우는 납세유예 방식을 채택해 기업들의 상속세액 부담을 덜어주고 있지만 적용대상이 중소기업으로 제한돼 있고 사후관리 요건이 우리와 같이 엄격하다는 지적이 있다. 상시 종업원 수의 80%를 계속 유지해야 하고 상속인은 상속 또는 증여받은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영국의 제도는 가업상속공제 한도가 없고 사후관리요건도 없어서 가업승계 기업엔 최적이지만 우리나라처럼 가업승계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인 곳에선 사회적 합의가 상당히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의 경우 가업상속세제를 통해 기업의 영속성을 충분히 보장해주는 대신 기업이 고용과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것을 반대급부로 요구하는 접근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기업 규모와 가업상속재산 공제액수 상한에 관한 제한이 없다. 또 사후관리 요건도 근로자 연봉을 기준으로 접근하는 유연함을 갖추고 있다.


정승영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독일처럼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을 없애고 적격 가업상속에 따른 상속세를 전액 공제해주는 등 실효적인 내용으로 가업상속세제를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이지은 기자 leezn@
박혜정 기자 parky@
이정민 기자 ljm101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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