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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가업승계]次세대 경영 준비됐는가, 百年가업은 '뒷사람'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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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기,家業승계의 재발견

[中企가업승계]次세대 경영 준비됐는가, 百年가업은 '뒷사람'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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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구청소기 대박 친 부강샘스 뒤엔, 의사 출신 2세 경영인 있었다
-기술·자금·경영 등 노하우 전해줄 시간 충분해야
-무조건 장자 승계는 잘못, 자질 갖춘 쪽에 물려줘야
-승계 교육, '내용'보다 '마음가짐'이 더 중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1 전자제품 코팅 소재와 디스플레이 핵심소재 점유율 1위 기업인 SSCP는 1년 전인 지난해 9월 부도를 맞았다. 2세 경영자인 오정현 대표가 취임한 지 10년 만의 일이었다. SSCP 정도의 중견기업이 단 12억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까지 몰린 데는 이유가 있었다. 오 대표가 취임한 후 해외법인을 인수해가며 외연을 무리하게 늘린 끝에 재무상황이 급격히 나빠진 것. 게다가 오 대표는 SSCP의 주력사업부를 매각한 후 받은 대금 중 상당수를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당했다. 최근에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오 대표는 업계에서 '실패한 가업상속'의 대표 사례로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2 부강샘스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업체였다. 현대차 등 주요 대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이 회사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침구청소기 브랜드 '레이캅' 덕이다. 지난 2004년 2세 경영인으로 회사에 들어온 이성진 부강샘스 대표는 의사 출신이라는 장점을 살려 3년간의 개발 끝에 레이캅을 만들어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삼성전자, LG전자 등의 대기업도 잇달아 부강샘스의 제품을 본떠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그가 2세 경영인으로 우뚝 설수 있었던 데는 의사로 근무하던 이 대표를 설득해 가업을 잇게 한 창업주 이하우 회장의 선견지명이 있었다.


가업승계가 제대로 이뤄지면 회사는 도약한다. 반대로 가업승계가 잘못되면 언제든지 몰락할 수 있는 게 기업의 생리다. 가업승계를 진행하는 창업주들이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하며 후계자를 고르는 이유다. 잘 물려주는 것이 잘 경영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가업승계를 '잘' 진행하고 있는 업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절반 이상이 준비 '태부족' =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011년 전국 중소기업 16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업승계를 충분히 준비하고 있는 업체는 31.5%에 불과했다. 절반 이상인 63.0%가 '불충분'이라고 답했으며, 아예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5%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승계 계획을 충분히 세우지 않을 경우 회사가 폐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창호 가업승계지원센터장은 "중소기업 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에서도 연간 7만개의 회사가 '후계자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폐업하고 있다"며 "그만큼 후계자라는 존재는 기업의 영속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변압기 제조업체 P사는 대표이사가 74세로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아들 중 후계자를 정하지 않은 채 혼자 기술·자금·경영을 책임지다가 그의 사후 회사가 '공중분해' 됐다. 우여곡절 끝에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으로 회사를 매각하는 데 성공했지만, 이미 회사의 성장동력은 꺾인 뒤였다. 반면 회사가 일찌감치 후계자를 선정하고 가업승계 계획을 확정할 경우 갑작스러운 창업자의 사망에도 큰 문제없이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


시기뿐만 아니라 누구를 후계자로 선정할지도 중요한 문제다. 대부분의 경우 장남이 가업을 이어받지만 능력이 있을 경우 차남이나 가족 외의 사람에게 가업을 물려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일본의 장수기업들은 장자가 있어도 자질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직원이나 사위 등을 후계자로 키우는 경우가 많다. 위생시설 전문업체 M사의 경우 당초 장남을 후계자로 점찍었으나 차남의 경영능력을 인정해 경영승계 과정에서 차남으로 후계자를 변경했다.


◇사외 교육 vs 사내 실무교육, 어느 쪽이 나을까 = 후계자를 선정한 뒤에는 일정 기간을 두고 본격적인 교육에 들어가야 한다. 교육의 유형은 사내교육과 사외교육으로 나뉜다. 회사에서 영업과 실무부터 가르치는 창업주가 있는가 하면 회사 밖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을 선호하는 창업주가 있다. 사내교육은 회사 내 실무에 밝아지는 효과가, 사외교육은 새로운 경영기법과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58.1%가 사내근무를, 34.9%가 대기업이나 동종업계 근무를 효율적인 경영수업 방법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중기중앙회와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후계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 가업승계 기업들의 부담을 크게 덜어주고 있다. 중기중앙회 내 가업승계지원센터에는 매주 금요일 오후면 중소기업 후계자 30여명이 모여 차세대 최고경영자(CEO) 수업을 받는다. 리더십과 조직관리, 협상력, 비즈니스 스킬 등 기본적인 경영수업과 함께 후계자가 가업승계 때 챙겨야할 세법, 상법 교육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2009년 첫 시작된 이 수업을 받은 중소기업 2~3세 경영인은 260여명이나 된다. 오는 12월16일 10기 교육이 끝나면 이 수는 300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같은 후계자 프로그램은 개인적인 네트워크 형성에도 크게 도움이 된다. 윤홍기 에그텍 대리는 "가업승계 프로그램에서 만난 동종·이종업계 후계자들과 만나 따로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다"며 "동종업계 정보는 물론 경영승계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 유익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가업승계 교육을 받아 본 후계자들은 '어떤 교육을 받느냐'보다는 '어떤 마음가짐인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충호 케이에스엠 대표는 "결국 후계자가 어느 정도 하느냐에 따라서 효과가 천차만별"이라며 "아무리 가르쳐주려고 해도 본인이 못 받아들이면 말짱 도루묵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시절 부친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인해 회사에 나가 일을 배우면서 경영승계를 받은 케이스다. 이 대표는 변변찮은 경영승계 교육 프로그램이 없던 시절, 대학과 연계된 최고경영자 과정을 스스로 찾아 들으면서 경영자로서의 기본소양을 닦아 나갔다.


해외 유학도 결코 필수 코스는 아니다. 20년간 사내 근무를 거쳐 지난 2009년 창업주로부터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은 유인창 유호전기공업 대표는 "간판만 딸 거면 해외 경영학 석사(MBA) 학위가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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