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헌법재판소는 미결수용자 외엔 원칙적으로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장소에서 변호사와 접견할 수 있도록 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형집행법) 시행령 58조 4항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A씨가 낸 헌법소원 심판청구에 대해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헌법불합치란 해당 법령이 사실상 위헌이지만 단순 위헌 결정으로 즉각 효력을 중지시키면 법의 공백과 사회적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법이 개정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효력을 존속시키는 결정을 말한다. 헌재 결정에 따르면 형집행법 시행령 58조 4항은 내년 7월 말까지 개선입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8월 1일부로 효력을 잃는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수용자의 효율적인 재판준비를 곤란하게 하고, 특히 교정시설 내 처우에 대해 국가 등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경우 소송 상대방에게 소송자료를 그대로 노출하게 돼 무기대등의 원칙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는 등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해 청구인의 재판청구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변호인 접견을 이용한 증거인멸, 도주 및 마약 등 금지물품 반입시도 등 교정시설의 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를 두도록 하면 악용 가능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창종·조용호 두 재판관은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된 접견실에서 변호사를 접견하도록 한 것은 마약, 담배 등의 금지 물품이 교정시설 내로 반입되는 것을 예방하고 교정시설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이 정당하고 수단 역시 적합하다"면서 "수형자가 받는 불이익보다 교정시설의 질서와 안전 유지 등 달성되는 공익이 훨씬 커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합헌 의견을 냈다.
공주교도소에 수용된 A씨는 2011년 교도소의 신체검사 관련 헌법소원을 준비하며 접촉차단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장소에서 변호인을 만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하자 헌법소원을 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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