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역사 가진 미국 도블 엔지니어링과 한전, 1989년부터 인연
도블의 전력 설비 진단 장비 '도블 테스트' 도입 후 정전사고 60~70% 줄여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24년 간의 신뢰'.
한국전력공사와 미국 도블 엔지니어링의 관계는 이렇게 요약된다. 한전과 도블의 교류는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전이 도블의 전력 설비 진단 장비인 '도블 테스트 세트'를 도입하면서부터다.
첫 관계는 일방적인 기술 도입이었다. '월계 변전소'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사고가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당시 한전 사장은 해외로 직원들을 급파했다. '도대체 해외에서는 정전사고를 어떻게 예방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한전 직원들은 그곳에서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다. '도블 테스트'를 이용해 보라는 것.
과거 70~80년대 우리나라 전력 산업은 전기를 만들기만 바빴을 뿐 전기 품질이나 사고 예방 등 '관리'까지 신경쓸 여력이 없었다. 툭 하면 정전이 발생했다. 불이 갑자기 꺼질 것을 대비해 가정에는 양초가 늘 몇 자루씩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전기의 질 자체도 좋아졌지만 전기를 관리하는 능력이 질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 이면엔 한전과 도블의 '24년 협력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90년대 이후 한전은 도블 테스트를 통해 변압기를 진단하고 문제점을 발견했다. 도블의 기술자는 해결책(솔루션)까지 제시해줬다. 도블 테스트는 우리나라 정전사고를 60~70% 줄인 획기적인 설비 중 하나다.
토니 맥그레일 도블 책임기술자(박사)는 한전과의 오랜 파트너십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한전은 사회적책임을 다 하는 기업이다. 한전과 일 하는 것은 늘 신이 난다. 한전은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받는 엄청난 압박을 잘 이겨낸다. 전력 문제는 세계 어느 나라에 공통적으로 있는 것이다. 한국의 문제만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한전의 대처 능력은 전력 관련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나라에서 배워야 할 부분이다."
미국의 도블은 1920년 설립된 이래 100여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전 세계 110개국 5500개 이상 기업에게 전력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설비를 진단해 문제가 생겼을 때는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그런 기업이다. 본사는 미국 매사추세츠에 있다. 한국에서는 한전 외에도 한국전기안전공사, 한전KPS 등 공공기관과 현대중공업, 효성중공업, 일진, LS산전 등과 일을 하고 있다.
토니 박사는 도블만의 매력에 대해 '고객사와의 정보 및 지식 공유'를 꼽았다. 올해로 80회를 맞는 '도블 컨퍼런스'를 통해서다. 매년 봄과 가을에 열리는 도블 컨퍼런스는 전력 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 2000여명이 참석한다. 토니 박사는 "한전은 매년 도블 컨퍼런스에서 정보를 구하고 세계적인 진단 기법 추세를 가장 빨리 도입하는 기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도블과 한전이 주목하는 차세대 기술은 '스마트 그리드'다. 토니 박사는 "지능형 전력망(스마트 그리드)을 도입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이며 높은 품질의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포함한 위험 관리 시스템의 도입에 대해 한전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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