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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재판부, 검찰에 '최태원 범죄 동기' 공소장 변경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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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측 김원홍 증인신청에 대해선 기각

[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SK그룹의 거액 횡령 사건’의 선고만을 앞둔 상황에서 변론을 재개한 재판부가 27일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관심을 모았던 사건의 핵심인물 김원홍씨의 증인채택 여부에 대해서는 최태원 회장 측 신청을 기각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공소사실에 대해 죄명을 바꾸거나 적용법조를 바꾸자는 게 아니라 단지 범죄의 경위 내지 동기 부분을 변경했으면 한다”면서 “하지만 범죄 동기 변경이 유무죄 판단과 (유죄라면) 양형 판단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유무죄 판단 때문이 아닌 좀 더 투명하고 승복할 수 있는 재판을 진행하기 위해 공소장 변경을 요청한다는 게 재판부의 설명이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의 핵심은 최태원과 최재원, 김준홍이 공모해 SK 계열사에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펀드 선지급금 450억여원을 빼돌려 김원홍에게 송금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서는 최태원 피고인도 인정하고 있다”면서 “이 부분이 아닌 범행의 경위 내지 동기 부분에 대해 변경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 설명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 측이 범행의 동기에 대해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은 자금난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항변했으나, 최재원 부회장이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의 권유에 따라 투자금을 조달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최태원 회장의 계열사 선지급 지시가 있었다는 것 등이 이번 항소심 심리를 통해 드러난 내용이다.


재판부는 “최태원 측은 범죄의 동기가 없으니 무죄라고 주장하는데 다른 범죄 동기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검찰은 검토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검찰은 검토를 거쳐 28일까지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 여부를 알리기로 했다.


검찰은 “공판진행과정에서 현출된 증거관계, 수사기록 및 공판기록의 내용, 공소장 변경의 타당성 여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가 변론재개를 결정할 당시 일각에선 “대만에서 체포돼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는 ‘사건의 핵심인물’ 김원홍에 대한 증인신문이 필요해서 아니겠느냐”와 같은 전망이 있었으나 재판부는 “최태원 측의 증인신청을 기각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재판부가 판단을 밝히기에 앞서 최태원 회장 측 변호인은 “이제까지 김준홍 등에 대한 증인신문을 통해 간접증거만 드러났을 뿐 유일한 직접증거는 김원홍의 진술을 통해서만 드러날 수 있다”며 “김원홍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게 확실한 상황이니 증인채택을 검토해달라”고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원홍이 당장 내일 한국에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법원으로선 그를 증인으로 채택할 의사가 없다. 이제까지 심리한 것, 검토한 내용으로 충분하다”며 “김원홍이 법정에 나와 유리한 증언을 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공개된 녹음파일 및 녹취록에 그 이상의 내용이 들어 있어 증인으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SK 횡령사건에 대한 다음 재판은 29일 오전 10시 417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날은 공소장 변경 여부에 따라 그에 대한 의견을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서 피력하고 다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르면 이날 심리를 종결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최 회장은 SK텔레콤 등에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펀드 선지급금 450억여원을 중간에서 빼돌려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 회장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김준홍 전 대표는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고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달 29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최 회장에게 1심보다 2년 늘어난 징역 6년을,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당초 다음 달 13일 재판부는 이들에 대해 선고를 내릴 예정이었으나 변론이 재개되면서 선고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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