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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은 실종, 무질서·물욕에 찌든 캠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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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 5적 '취객·무질서·쓰레기·애정행각·자리 알박기' 난무..."건전한 캠핑 문화 성숙되어야"

[아시아경제 김봉수·이현우 기자]

'힐링'은 실종, 무질서·물욕에 찌든 캠핑장 지난 16일 밤 서울 난지도 캠핑장에서 한 떼의 젊인들이 불을 크게 피우는 바람에 주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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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전국의 캠핑장은 음주ㆍ가무ㆍ고성 방가 등 아수라장이다. 게다가 값 비싼 고가의 장비의 경연장이 되는 등 무더위를 식히러 갔다가 오히려 캠핑장에 가득한 세속의 열기에 질려 돌아 오는 이들이 많다.


열대야가 한창이던 16일 밤10시. 서울 한강 난지캠핑장은 한마디로 난장판을 연출하고 있었다. 난지도 캠핑장은 서울시가 '가족과 함께 즐기는 여름 휴가지'로 추천한 곳 중 하나다. 그러나 캠핑장은 고기 굽는 매캐한 연기ㆍ냄새로 가득차 있고, 곳곳에 술에 취한 채 바닥에 쓰러져 있는 취객들이 즐비했다. 쓰레기가 이곳 저곳 굴러다니는 것은 아주 흔한 풍경이었다. 그럼에도 여기저기 아이들이 뛰어 노는 바람에 캠핑장은 더욱 혼잡했다.

어두운 캠핑장 외곽의 텐트에서는 낯 뜨거운 장면도 쉽게 목격됐다. 남녀간 입맞춤은 물론 '여관방'에서나 볼 수 있을 듯 한 모습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가족단위 피서객들이나 아이들 시선은 아랑곳없이 스스럼없이 애정 행각을 벌였다.


특히 10명 이상 단체 남성 취객 한 무리는 상의를 모두 벗고 캠핑장을 돌아다니며 소리를 질러 댔다. 술에 취한 채 큰 불꽃을 일으키겠다며 불판 앞에서 장난을 치고 소란을 떠는 바람에 주변 사람을 '공포'에 떨게 했다.

가족들과 함께 캠핑장을 찾았던 김수향(42)씨는 "상당히 불쾌하다. 캠핑장을 찾는 사람들이 남에게 최소한의 질서의식은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은(36)씨도 "술 먹고 저렇게 불장난하는 사람들은 좀 하지 말라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도 크게 신경쓰는 것 같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캠핑장의 관리는 허술했다. 축구장 3배 넓이의 캠핑장 안에 관리소는 단 2곳뿐이고, 그나마 관리인원은 아무도 없었다. 캠핑장 밖에는 마포경찰서 소속 난지한강공원 여름파출소란 임시 파출소가 설치 돼 있으나 경찰관은 보이지 않았다.


무질서 외에도 캠핑장은 '경쟁심'에 가득 찬 캠핑족들로 인해 온갖 초고가 장비들의 전시장이 돼 버린 지 오래다.


17일 오후 경남 합천군 오도산 캠핑장은 한눈에 봐도 수백만원을 될 듯 한 고가의 텐트와 장비를 잔뜩 갖춘 캠핑족들로 가득했다. 상당수의 캠퍼들은 한개에 수백만원에 달한다는 거실까지 갖춘 고급 텐트와 타프(그늘막) 등 갖가지 장비들을 갖추고 자리를 넓게 차지해 다른 사람들이 들어갈 자리를 막아버렸다. 탁자ㆍ의자ㆍ램턴ㆍ캠핑전용 조리도구세트ㆍ버너ㆍ화로ㆍ침낭ㆍ베개ㆍ물통 등 웬만한 가정의 주방과 거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45)씨는 "처음에는 나도 소박하게 텐트와 집에서 쓰던 장비들만 갖고 캠핑을 갔었는데, 주변을 둘러 보니 너무 초라해보여서 창피하게 느껴졌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의 기가 죽을까봐 이번에 마음 먹고 캠핑 장비 세트를 할부로 구입했다"고 털어 놨다.


이처럼 무질서와 허영심ㆍ물욕으로 가득찬 공간이 된 캠핑 문화에 대해 캠핑족들과 전문가들은 힐링 공간으로서의 본래 모습을 되찾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캠핑 전문가는 "너도나도 떠나는 캠핑족들이 캠핑장을 쓰레기통으로 만들고 있어서 진정한 힐링을 추구하는 이들은 이미 곳곳의 숨겨진 곳으로 떠난지 오래"라며 "캠핑 열풍이 일단 좀 가라앉아서 옥석을 가리는 시간이 필요하며, 캠핑족들의 캠핑 문화가 타인을 배려하는 쪽으로 좀더 성숙해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진선 한국 YWCA 간사는 "일단 캠핑 자체의 역사가 짧아 현재 과도기적 단계다. 경제 불황 등에 따른 보상욕구가 캠핑으로 분출되기 시작하면서 더 무질서한 형태로 나타나는 부분도 존재한다"며 "자발적으로 성장한 해외에 비해 우리는 캠핑문화가 자발적으로 성장했다기 보다 캠핑 관련 기업들이 마케팅으로 급속성장시킨 측면이 강한 만큼 캠핑 관련 기업들도 단순히 마케팅에만 신경쓸 것이 아니라 올바른 캠핑문화 정착을 위한 켐페인도 함께 벌여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봉수·이현우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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