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없어서 허덕이는데 전기차 시대 가능할까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전기자동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차량의 대중화 시기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주변에 하이브리드차를 타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는 것을 보면 순수 전기차가 대중화 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건 쉽게 예측가능하다.
하지만 전기차 대중화를 전후로 생겨나게 될 문제점 때문에 전기차 시대가 오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예측도 많다.
특히 공론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전기차 대중화 이후 사회적으로 가장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력난이다.
전기차 한대가 소비하는 전력이 상당한데 너도나도 이를 사용한다면 해가 갈수록 심해지는 전력난을 가중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준중형 전기차 한대를 급속충전하기 위해서는 보통 50KW 내외의 전력이 사용된다.
이는 전기차가 현재 국내 자동차 등록대수인 1900만대의 0.1%인 2만여대만 등록돼도 1000MW의 전기가 추가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는 신고리원전 1호기 설비능력과 맞먹는 전기인프라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만약 전기차가 인기를 꾸준히 끌어 20만대가량 팔린다면 우리는 10기 이상의 원자력 발전소가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원전 건설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기차를 위한 원전 추가 건설은 현실성이 부족한 이야기다.
전기차 판매가 거의 없는 지금도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고 전력이 부족해 난리인데 전기차가 보급될 때 가져올 사회적인 문제는 상상을 초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때문에 테슬라와 같은 해외 전기차 업체는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을 사용하고자 계획 중이지만 역시 하루 이틀 만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밖에도 전기차 대중화에 걸림돌이 될 여러 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한번 충전에 100~200km밖에 가지 못하는 배터리 용량의 한계와 일반 승용차 가격의 두 배를 넘는 비싼 가격 등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기존 차량에 비교해 떨어지는 기본능력과 국가별로 다른 충전방식 등 여러 가지 현안들도 극복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기차 대중화시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예상한다.
일본의 자동차 조사업체 포인(FOURIN)이 올해 내놓은 전망자료에 의하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뒤인 2023년에도 4.8%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업체인 테슬라의 성공적인 시장진입으로 전기차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성능 향상과 인프라 구축 등 여전히 대중화에는 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다"고 내다봤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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