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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가전시장에 활기 불어넣겠다며 웬 웨딩행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기대 못미친 '월드가전브랜드쇼'

[르포]가전시장에 활기 불어넣겠다며 웬 웨딩행사? 10일 코엑스 월드가전브랜드쇼 무대에서 모델들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패션쇼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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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보기는 좋은데, 가전 박람회에서 왜 웨딩드레스 패션쇼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9일부터 11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 2회 월드가전브랜드쇼(이하 가전쇼)'는 불황의 늪에 빠진 가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련된 소비자 가전제품 전시회다. 지금까지의 전시회가 일방적으로 가전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자리였다면, 소비자에 중점을 둔 가전제품 전시회는 어떤 것이 다를지 내심 기대하며 10일 코엑스를 찾았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중소 유통기업 코리아테크가 탄산수 제조기 '소다스트림'을 직접 사용하는 시연장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띄었고, 커피 전문기업 네스프레소가 직접 부스를 마련해 참관객들에게 커피를 나눠주고 있었다. 한 블랙박스 제조업체는 전시 부스에 직접 차를 전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참관객 수도 오전 중에만 200명이 넘어서는 등 소비자들의 호응도 좋은 편이었다. 네스프레소 부스에서 관객을 응대하는 전종욱씨는 "9일은 금요일이라 업체에서 찾아온 관객을 중심으로 500명 정도가 방문했는데, 주말이라 가족단위 관객이 많은 것 같다"며 "오전 중에만 200명이 찾았다"고 말했다.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온 관람객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르포]가전시장에 활기 불어넣겠다며 웬 웨딩행사? 생뚱맞은 배치로 빈축을 산 웨딩혼수관.


하지만 기존 전시회와 크게 다르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파격적인 볼거리는 없었다. 대신 생뚱맞은 '웨딩혼수관'이 행사장 중앙에 턱하니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전 박람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웨딩혼수관 안에서는 웨딩드레스 대여 상담이 이뤄지고 있었고, 예단용 한복 매장과 귀금속 매장, 주방용품 매장 등도 들어서 있었다. 몇몇 관람객은 웨딩혼수관을 보고 왜 이런 곳에 웨딩 관련 부스가 있는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짓기도 했다. 혹시나 혼수 가전이 있을까 돌아봤지만 단 한 곳도 없었다.


가전쇼의 '웨딩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행사장 안쪽에 마련된 무대에서도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델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모델들이 생활가전이라도 들고 나오는 게 아닌가 하며 잠시 지켜봤지만, 단순한 웨딩드레스 패션쇼였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한 참가기업 관계자는 "전시회 내용과 큰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라며 에둘러 아쉬움을 표했다.

[르포]가전시장에 활기 불어넣겠다며 웬 웨딩행사? 행사 내내 사람이 몰렸던 LG전자 부스.


중소기업에 비해 볼거리가 많은 대기업에 관람객들이 몰려,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며 진행된 행사의 무게추가 대기업 쪽으로 쏠리는 아이러니가 연출되기도 했다. 대부분의 중소기업 부스는 한산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스에는 내내 관람객이 끊이지 않았다. 관람객들의 관심사도 대부분 '대기업 가전'에 쏠렸다. 이날 행사를 둘러본 대학생 강씨는 "TV나 냉장고 같은 대형가전을 다양하게 볼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볼거리가 적은 느낌"이라며 "다른 전시회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르포]가전시장에 활기 불어넣겠다며 웬 웨딩행사? 3D 프린터로 참가한 오픈크리에이터.

이 가운데서도 일부 중소기업들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제품을 단순 전시하기보다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접 시연해주는 업체들의 인기가 많았다. 3D 프린터를 출품한 오픈크리에이터와 씨이피테크는 3D 프린터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시연하는 한편 제품들을 전시하고, 관람객들을 상대로 특가판매를 진행했다. 아이담테크와 코리아테크는 각각 전시장 내 탄산수 제조기를 두고 관람객들에게 직접 탄산수로 만든 음료를 나누어주며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르포]가전시장에 활기 불어넣겠다며 웬 웨딩행사? 슬림함으로 시선을 끈 사운드웨이의 스피커.

독특한 콘셉트로 눈길을 끈 업체도 있었다. 음향기기 전문업체 인켈은 캠핑용 스피커를, 벤처기업 사운드월드는 너비가 5센티도 되지 않는 얇은 사운드바 스피커로 눈길을 끌었다. 걸어놓기만 하면 살균과 냄새제거를 해 주는 옷걸이 '스마트행어'도 인기를 모았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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