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할 때 주의해야 할 세 가지 위기 상황은?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가마솥 더위'를 피해 주말이면 산이나 바다, 계곡으로 떠나는 캠핑족들이 늘고 있다. 너도 나도 캠핑 대열에 합류하고 있지만 캠핑을 할 때도 주의사항이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과 함께 캠핑에서 겪을 수 있는 세 가지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알아본다.

◆뜨거운 태양…열 손상 질환 주의= 무더위에 발생할 수 있는 열 손상 질환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열부종·열실신·열경련·열탈진(일사병) 등 증상이 가벼운 질환은 수분이나 전해질을 섭취하고 휴식을 취하면 호전된다. 무더위에 장기간 노출되면 체온조절 중추의 기능이 마비돼 여러 장기가 망가지게 된다. 만약 뇌 손상이 되면 열사병으로 자칫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돼 피부가 마르고 40.5℃ 이상의 고열과 경련, 혼수 등 신경계 관련 증상을 보인다면 열사병을 의심해본다. 특히 4세 미만의 어린이와 75세 이상 노인, 만성질환자, 알코올 질환자, 갑상선 기능 항진증, 심장약이나 이뇨제를 복용하는 경우 체온조절 기능이 약하고 쉽게 탈수될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한다.

박현경 응급의학과 교수는 "여름철 캠핑 시 갈증이 심하게 나면서 피곤하고 두통, 구토, 어지러움을 느낀다면 열 손상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며 "열 손상 질환은 입안, 눈, 코 점막이 바짝 마르고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본인도 모르게 호흡이 가빠진다"고 설명했다.

열 손상 질환을 예방하려면 기온이 높을 때 야외에 오래 나가있지 않도록 주의하고, 가능한 빛이 반사될 수 있는 밝은 색깔, 통풍이 잘 되는 소재의 헐렁한 옷을 입는다. 밝은 색의 챙 넓은 모자나 자외선이 차단되는 선글라스도 도움이 된다. 어쩔 수 없이 햇볕 아래서 활동해야 한다면, 자주 그늘에서 쉬고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신다. 이 때 10~15.8℃의 시원한 물을 500~600㎖ 정도 마시면 인체 내로 물 흡수가 빨라진다.

◆식중독 주의보…손만 잘 씻어도 60%는 예방= 날씨가 더운 여름에는 식품이 쉽게 오염되고 부패돼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손준성 감염내과 교수는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또는 음식 그 자체의 독성 때문에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병으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며 "원인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인 경우가 가장 많고 화학물질이나 알레르기에 의한 것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식중독 증세는 환자의 면역상태나 균의 종류, 섭취량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식중독은 가벼운 증상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중한 증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특히 저항력이 없는 유아, 고령자가 탈수 증상이나 구토를 동반하는 식중독에 걸릴 경우 기관지 내에 구토물이 막힐 수 있으니 주의한다. 대개 구토와 설사, 복통, 발열, 식은땀, 탈수증상 등이 나타나며, 균종에 따라 혈변이나 점액이 섞인 설사를 하기도 한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손 씻기, 음식물 익혀먹기, 물 끓여 마시기 등 기본적인 수칙을 지켜야 한다. 손만 제대로 씻어도 감염질환의 60% 가량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시간 운전…캠핑 잠자리 후 척추질환 예방 힘써야= 오랜 시간 고정된 자세로 운전을 하면 허리와 목이 뻣뻣해지거나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디스크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한다. 특히 캠핑 도중 맨 바닥에서 불편한 자세로 자면 척추 주위 근육이 긴장돼 목, 허리 통증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조대진 신경외과 교수는 "딱딱한 바닥에서 자게 될 경우 허리의 정상적인 만곡을 유지하기 힘들다"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얕은 베개를 허리에 받치면서 정상적인 허리의 만곡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자리 후에는 30분 정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해 밤새 긴장됐던 근육의 긴장을 이완시켜주는 것도 척추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