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블랙스톤 투자금 회수 나선듯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힐튼 호텔이 내년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7년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힐튼을 인수했던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관계자에 따르면 힐튼 호텔을 운영하는 힐튼 월드와이드는 내년 초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도이체방크·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 등 4개 은행들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힐튼은 IPO에 앞서 올해 말 130억달러 규모의 채무 조정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힐튼은 이미 2010년 출자 전환과 만기 연장 등의 한 차례 채무 조정을 통해 40억달러의 부채를 줄인 바 있다.
힐튼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신용 팽창이 절정에 달했던 2007년 사모펀드 블랙스톤에 넘어갔다. 블랙스톤은 힐튼을 인수하면서 부채 포함 270억달러를 투자했는데 당시 호텔업계 M&A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금융위기 직전으로 상업용 부동산 자산 가격이 치솟고 있을 때였다.
이듬해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등 미국 투자은행들이 잇달아 무너지면서 금융위기가 닥쳤고 블랙스톤은 그동안 비싸게 인수한 힐튼에서 이렇다 할 투자금 회수 방식을 찾지 못 했다.
하지만 최근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블랙스톤은 투자금 회수 목적에서 힐튼의 IPO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블랙스톤은 이미 올해 2건의 IPO를 진행했다. 3월과 4월에 피너클 푸즈와 씨월드 엔터테인먼트를 상장시켜 각각 6억6700만달러와 8억730만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두 회사 모두 상장 후 주가가 25% 이상 올랐다.
호텔 업체 중에서는 씨저스 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2월 IPO를 통해 16억2000만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씨저스는 전체 주식의 1.4%를 상장시켰고 씨저스의 주가는 상장 후 80% 가량 올랐다. 씨저스는 2008년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와 TPG 캐피탈이 31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미국 시카고에 뿌리를 내린 유대계 프리츠커 가문이 운영하고 있는 하얏트 호텔은 2009년 IPO에서 10억9000만달러를 조달했다. 하얏트 호텔 주가는 IPO 이후 80% 가까이 올랐다.
블랙스톤은 라 퀸타 호텔에 대한 IPO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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