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경기회복세와 신차 판매 확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운행되는 차량들의 평균 연령이 역대 최고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조사기관 R.L. 포크의 분석결과 현재 미국에서 운행 중인 승용차와 경트럭의 평균 연령이 11.4년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기록한 11.2년에 비해서도 늘어난 것이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도 11.2년을 기록한 적은 있지만 11.4년은 사상 최고 수준이다.
특히 승용차의 연령이 평균 11.4년으로 트럭의 11.3년보다도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월 기준 미국에 등록된 2억4700만대의 승용차와 경트럭을 대상으로 했다.
특이한 점은 6~11년 사이 연령의 차량이 소폭 감소한 반면 12년을 넘어서는 차량의 수가 20%나 증가한 점이다.
차량 연령이 늘어나면서 연간 폐차되는 차량의 비중도 2007년 이전에 비해 절반가까이 줄었다.
이처럼 차량의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그만큼 차량의 성능이 향상된 것과 함께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포크의 부사장인 마크 셍은 "지금 미국 중고차 시장은 특이한 현상에 직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셍 부사장은 "신차 판매가 불황 이전의 수준인 연간 1550만대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향후 5년내에 차량 연령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전망했다.
신차판매가 꾸준히 증가하지 해도 자동차의 평균 연령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이같은 분석은 미국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중고차 판매는 물론 차량정비 업소, 부품판매상들이 호황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셍 부사장은 "특히 스스로 자동차를 고치려는 운전자들이 늘면서 관련 산업의 전망이 밝다"고 전했다.
미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는 30년만에 최악이었던 2009년 1040만대를 저점으로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할부금융 금리 하락과 신차 발표가 수요를 끌어들인 덕분이다.
포크는 신차 판매 증가와 차량 사용기간 증가로 인해 향후 5년내에 미국에서 운행되는 차량의 수가 지금보다 5%가 늘어난 2억60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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