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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사건' 키맨 김원홍 대만서 체포···국내 송환 추진(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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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수백억 횡령·배임 재판에서 사건 주요 당사자 가운데 하나로 지목돼 온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이 대만에서 체포됐다. 선고만을 남겨 둔 항소심도 변론을 재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귀추가 주목된다.


1일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대만 경찰은 전날 김원홍 전 SK 해운 고문을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고 우리 경찰청에 통보했다. 사법당국은 대만 측과 협의해 김 전 고문에 대한 소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법당국은 현지 영사관 등을 통해 대만 당국과 협의한 뒤 일단 김 전 고문의 신병이 국내로 들어오면 앞서 발부된 체포영장을 곧장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검찰이 SK 사건을 수사할 당시 중국으로 종적을 감춰 기소중지된 상태다.


김 전 고문은 SK 회장 형제 지시로 SK 계열사들이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출자금을 선지급금 명목으로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를 거쳐 송금받아 운용하는 등 SK사건의 핵심 열쇠를 쥔 인물이다. 검찰이 동생 최재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최 부회장 계좌에서 김 전 고문 계좌로 680억원이 옮겨간 정황도 포착된 바 있다.

최 회장 형제는 당초 1심에서 사실상 동생 최 부회장이 범행을 주도하고 형 최 회장은 펀드 출자 및 선지급 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가 오히려 최 회장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자 항소심선 다른 전략을 택했다.


펀드 출자 및 선지급 과정에 일부 관여를 인정하되 횡령할 의도는 없었으며, 오히려 김원홍 고문 등이 송금받은 돈을 개인 보험금 용도로 사용하는 등 사기행각의 가해자이며 주범이라고 주장을 바꿨다. 최근 김 고문을 검찰에 고소한 뒤 항소심 재판부에 양형 자료로 제출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허위자백을 자인하며 논란을 부른 가운데 항소심 재판부도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 전 고문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실제 법정 출석으로 이어지진 않으면서 지난달 30일 변론을 종결했다. 오는 9일 선고만을 앞둔 상황이지만 김 전 고문의 입에 큰 기대를 걸었던 만큼 최 회장 측은 변론재개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와 국교 관계가 단절돼 신병 인도 협의가 원만히 이뤄질지 변수다. 또 김 전 고문의 신병이 확보되더라도 사법당국이 SK사건에 대한 관여 경위 및 사기 등의 추가 제기 의혹을 수사해 직접 법정에 세우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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