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휴가지인 저도에서 찍은 사진을 직접 페이스북에 공개하면서 대통령의 휴가지에 대해 포괄적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를 요청했던 청와대가 머쓱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31일 "박 대통령의 휴가지나 일정에 대해선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박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에 대해선 엠바고가 해제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는 지난 29일 김 행 대변인을 통해 "경호상의 문제로 대통령의 휴가지를 직접 적시하거나 추측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청와대 기자들에게 요청했다. 청와대 기자들은 격론 끝에 이를 받아들였고, 결국 박 대통령이 휴가에서 돌아오기 전까지는 이를 보도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30일 박 대통령이 저도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사진과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휴가지와 관련해 "오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저도는 1964년부터 1993년까지 대통령 휴양지로 활용됐고, 현재도 섬 전역을 군이 관리하고 있어 경호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적다.
▲박근혜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저도에서 머물고 있는 휴가 모습을 공개했다.
대통령의 휴가를 공개하지 않는 청와대와는 달리 미국이나 유럽 각국 정상들의 휴가 일정은 공개되는 게 보통이다.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올해 휴가 일정은 매사추세츠주 듀크카운티의 '마사스 바인야드섬'으로 알려져있다.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휴가지까지 따라가 일정을 생중계할 때도 있다.
노미란 기자 asiar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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